시금치값이 삼겹살값보다 비싸다
폭염 등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배추와 무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한 달 새 20%에서 최대 12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규모 비축 물량 방출과 할인 지원 확대 등 가격 안정 대책에도 가격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시금치(이하 상품 기준) 소매가격은 100g당 4070원으로, 한 달 전(1840원)에 비해 121.2% 올랐다. 같은 기간 파프리카(200g)는 1339원에서 2330원으로 74.0% 뛰었다. 추석 주요 성수품인 배추(1포기)는 5499원에서 7077원으로, 무(1개)는 3009원에서 3698원으로 각각 28.7%, 22.9% 뛰었다.
채소류 가격은 7~8월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오름세를 탔다. 배추는 재배 면적이 줄어든 데다 농가들이 추석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배추 심는 시기를 늦추면서 공급량이 더 쪼그라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와 무 등 비축량을 대거 풀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매일 평균 700t가량 방출하고 있고, 대형·중소형 마트와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되는 농축산물에는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도 채소류 가격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애호박은 지난달 30일 2055원에서 지난 6일 2386원으로 16.1%, 같은 기간 깻잎은 3060원에서 3356원으로 9.67% 각각 올랐다. 배추는 정부 공급 물량 확대 영향으로 지난달 30일 6455원까지 떨어졌으나, 1주일 만인 지난 6일 7077원으로 9.64% 올랐다.
농식품부는 배추는 생육기 고온과 가뭄으로 결구(배추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것)가 우수한 물량이 적어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배면적 감소와 폭염, 가뭄으로 가격이 높았던 여름 배추와 무는 9월 들어 추석용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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