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해부] 31세 나이스 ‘오너 2세’가 콕 찍었다...모빌리티 키우는 한국전자금융

장우정 기자 2024. 9.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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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힘 싣는 나이스, 홀딩스 이끌던 이현석 대표로
ATM 운영사 1위서 주차·충전기 사업으로 다각화 속도
2030년 매출 1.5兆 목표… 사업자 많아 수익성 확보 관건

나이스(NICE)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한국전자금융이 주차, 충전기 사업 등 모빌리티 사업을 키우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1월 자로 나이스홀딩스 대표를 지낸 이현석 대표가 회사 수장으로 부임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도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모빌리티를 나이스그룹 성장의 한 축으로 이끌고자 하는 ‘오너 2세’ 김원우(31) 나이스홀딩스 디지털전략본부장의 입김이 작용한 인사로 알려진다. 김 본부장은 나이스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고(故) 김광수 회장의 장남이다.

한국전자금융은 지난 7월 그룹 계열사 중에서 가장 먼저 ‘2030 중장기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매출 규모를 2030년 1조5000억 원대로 4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전자금융은 지난해 매출 3655억 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바 있다.

그래픽=손민균

2000년 나이스 금융사업본부가 분사해 설립된 한국전자금융은 ATM(자동현금인출기) 관리 사업자로 주로 알려진 회사였다. 은행 점포 외에 설치된 기기를 관리하거나 은행 자산인 ATM 기기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현금 투입, 정산, 긴급 출동, 업그레이드 등의 업무를 위탁해 맡고 월 일정 금액을 취하는 사업이다. 전국 2만여대의 ATM을 운영, 시장 점유율 53%로 1위 사업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전자금융은 2013년 주차 사업을, 2021년 전기차 충전 사업을 각각 시작하며 모빌리티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ATM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인터넷 뱅킹 발달과 현금 수요 감소로 ATM 이용 횟수가 줄고, 기기 수도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데 따른 조치다.

이 가운데 주차 사업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1150억 원으로 전사 매출의 31.5%를 차지할 만큼 성과를 내고 있다. 단일 사업 부문 중 기여도가 가장 크다. 올해는 관련 매출이 1500억~16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용산 아이파크 몰, 종로 콘코디언 빌딩, 여의도 브라이튼 등 수도권 주요 빌딩의 주차장 사업을 수주하는 등 5600곳(올해 상반기 기준)의 주차장과 계약을 맺고 있다. 연말까지 6500곳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주차 사업은 주차장을 임대해 관제 시스템 등을 설치하고 유료화해 수익화하거나, 시스템 설치 등 투자 없이 주차장을 위탁 관리한 뒤 수수료만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파킹클라우드(SK E&S), 휴맥스모빌리티(휴맥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 아마노코리아 등과 경쟁해 시장 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과점 시장이지만 경쟁 입찰 구도로 임대료가 비싸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 몰에서 한 전기차 차주가 '나이스차저'로 충전하고 있다. 한국전자금융은 아이파크 몰 주차장 사업도 맡고 있다. /장우정 기자

기업들이 주차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년이 넘었는데, 본격적인 성장기는 무인 주차장 시스템 도입이 본격화한 2015년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다.

‘나이스파크(NICE PARK)’라는 브랜드로 참전한 후발 주자 한국전자금융이 빠르게 세를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주력 사업인 ATM 관리 사업을 위해 전국에 깔아 놓은 영업망이 일등 공신이었다. 사업주의 수요에 맞게 제안할 영업 인력을 여기에서 투입시킨 것이다.

무인 주차장 1000개를 신규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 투자 비용 약 200억 원을 ATM 사업 이익에서 끌어다 쓸 수 있는 점도 경쟁력이다.

다만 대형 화재 사고 등으로 인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전방 사업이 위축되면서 모빌리티 사업 중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의 수익화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한국전자금융은 환경부 전기차 완속·급속 충전기 보조사업 수행기관으로 올 상반기 기준 ‘나이스차저(NICE CHARGER)’ 브랜드로 약 1만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충전기 운영사 외 제조사, 설치·유지보수 업체, 정유사, 주차장 사업자 등 다양한 기업이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충전 설비에 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회수 기간은 오래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감당하면서 버틸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업체들이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최근 전방 사업 위축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전기차로 넘어 가는 방향성은 맞기 때문에 향후 여력이 있는 일부 기업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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