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에 맞섰던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스페인 망명
지난 7월 열린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62)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가 스페인에 망명했다. 미국 정부는 곤살레스 우루티아에 대해 “그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승자”라면서 “곤살레스가 대선에서 압승했다는 사실을 마두로 대통령이나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곤살레스가 스페인 망명을 택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원한 베네수엘라 국민들과 곤살레스를 중심으로 한 베네수엘라 야당에 힘을 보태왔던 미국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 CNN 등에 따르면 8일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곤살레스가 자발적인 의지로 스페인 공군기를 타고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외교 정책 책임자인 호셉 보렐은 “오늘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에 슬픈 날”이라고 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카라카스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서 자발적으로 난민 생활을 했던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조국을 떠나 스페인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면서 “조국의 평온함과 평화를 위해 그의 출국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곤살레스가 스페인 망명을 선택한 이유는 마두로 정권의 검찰이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그를 체포하려 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2일 곤살레스가 “테러와 관련된 범죄에 연루됐다”면서 “직권남용, 공문서 위조, 법률 불복종 범죄 공모 및 음모”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곤살레스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즉각 부인했지만 마두로 정권의 체포망이 좁혀 오자 스페인 망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동안 수많은 야당 인사들이 마두로 군부에 의해 구금되거나 강제로 숨어 지내야 했다”면서 “곤살레스는 권위주의 정부에 의한 체포 위협이 임박하자 망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곤살레스는 은퇴한 외교관이다. 정치적 세력은 없었지만 지난 3월 원래 야당을 이끌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대신해 정치 전면에 등장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7월 28일 실시된 대선 이후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곤살레스가 사전 여론조사 및 일부 출구 조사 결과에서는 앞섰지만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선거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화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며 곤살레스의 승리를 선언하고 그동안 베네수엘라에 우호적이었던 중남미 국가들도 이에 동참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물러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지난달 22일 마두로의 대선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WP는 “곤살레스의 망명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야당 측에 큰 좌절을 안겨주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 이양을 위한 협상에 나서기를 바랐던 야당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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