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춘식이가 살아요" 카카오 사옥은 지금[왓츠인마이오피스]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CBS노컷뉴스 박성은 기자, 유준상 인턴기자 2024. 9. 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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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왓츠인마이오피스(What's in My Office)?"
한 기업의 '공간'을 보면, '경영 철학'과 '정체성'이 보입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곳에서 일할까요? 과연 이 서비스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IT커머스팀이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의 '오피스(office)'를 털어봅니다. 사옥을 거닐며 느껴본 사내 문화와 분위기도 가감 없이 풀어드립니다. 살포시 '자랑'이 가미된 사내 홍보맨의 얘기도 직접 들어봤습니다.
▶ 글 싣는 순서
①네이버 사옥을 털어봤다…로봇 '실존'
②"라이언·춘식이가 살아요" 카카오 사옥은 지금
(계속)

"카톡", "카톡" 

오늘도 어김없이 이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셨다고요? 카카오톡의 노란색 앱이 이제 너무 익숙하다고요? 그럴 수 밖에요. 국내 카카오톡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4869만6천명입니다. MAU는 쉽게 말 해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사용한 이용자 수입니다. 국내 인구가 5천만명이니 실로 엄청난 숫자죠.

카카오는 자회사를 169개나 거느린 대기업이기도 합니다(작년에는 175개였고요). 메신저를 넘어 핀테크,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카카오의 판교 사옥인 '카카오 아지트'는 카카오를 주축으로 다양한 산업군이 연결돼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 카카오 제공

① 2030이 본 카카오…"뭘 하든 카톡부터 로그인해"

사옥 탐방에 앞서, 카카오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요?

24살 대학생 백민주 씨는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할 때부터 카카오톡을 사용했다"며 "이제는 카카오톡이 전화나 문자처럼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20대 최 모 씨 또한 "로그인이나 회원가입을 할 때 제일 먼저 찾는 게 카카오 로그인"이라며 "카톡을 매일같이 쓰다보니 같은 서비스라도 타사 대비 카카오를 더 자주 이용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연동성'이 좋은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 인증서, 카카오 로그인 등 연동형 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카카오 로그인만 하면 간편하게 이용 가능해서인데요. 실제로 지난 4월, 카카오는 카카오 인증서가 출시 3년 만에 4천만 이용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전국민의 약 77%가 사용하는 수치로, MZ세대를 넘어 전국민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일을 나가서도 매일매일 사용하는 카카오의 사옥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부터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② 본격 사옥 탐방! 카카오 AGIT, "What's in My Office"

#브랜딩에 진심…늦게 데뷔 '라상무' 조력자에서 간판으로

판교역 한 복판에 자리 잡은 카카오 판교 사옥의 정식 이름은 'KAKAO AGIT'입니다. '아지트'가 사람들이 자주 어울려 모이는 장소를 뜻하는 만큼 크루들끼리 공개하고 공유하고 다양한 고민과 토론이 이뤄지길 바라는 취지에서 이같은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카카오는 구성원들을 서로 크루(krew·kakao+crew)라고 지칭하는데요. 한배를 탄 선원(crew)이자 운명 공동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아지트에 들어서면 곧바로 카카오프렌즈가 반겨줍니다. 건물 곳곳에 대형 캐릭터 조형물과 전광판 영상에도 캐릭터를 활용해 흡사 '카카오 월드'에 온 느낌을 줍니다. 이제는 '라상무', '라전무'라는 별명까지 생긴 라이언과 그가 입양한 고양이 춘식이 대형 조형물은 어느새 판교의 명물이 됐고요. 사람들은 이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채팅창의 '조력자'로 설계됐지만 어느새 '간판'이 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은 카카오가 중요시 여기는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사내 식당과 회의실에도 캐릭터의 이름을 넣어 친근감과 차별화를 줬습니다. 사내 식당은 '춘식이네 라면가게', '춘식도락'으로, 사무실 공간에는 조르디와 라이언 등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지금은 라이언이 제일 유명하지만, 라이언 프렌즈 중에서 제일 늦게 데뷔했다는 걸 아시나요? 개(프로도), 고양이(네오), 토끼(무지)와 오리(튜브), 복숭아(어피치), 두더지(제이지), 악어(콘)이 먼저 일곱 카카오프렌즈로 세상에 공개됐고 라이언은 무려 3년 2개월이나 늦게 합류했습니다. 지금은 리틀프렌즈, 춘식이까지 합류하며 프렌즈 유니버스를 구성하면서 IP(지식재산권)의 힘을 보여주고 있지요요.

2016년 1월 라이언의 데뷔 이미지들. 카카오 제공


#'소통'이 원동력, AGIT의 연결(Connecting)

'환영한다'는 전광판 메시지를 보며 3층까지 이어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아지트의 공용 공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3층과 5층의 카페, 4층의 북 아지트(도서관), 야외 테라스 등이 대표적인데요. 카카오는 스타트업 시절부터 '소통'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으며, 이를 아지트 설계에도 반영했다고 전합니다. 설계 당시에도 '연결'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는 동선을 고려했다고요.

현재 판교 사옥에는 카카오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 보험서비스, 카카오벤처스, 카카오헬스케어 등이 입주해 '따로 또 같이' 일하고 있고요. 카카오는 현재(지난 6월 말 기준) 연결 종속기업만 169곳이나 되는데요.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금융,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죠. 그러나 너무 급격하게 뻗어나가다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창업자 김범수 혁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현재 카카오는 이를 계기로 다시 심기일전 중입니다.

#일과 쉼의 만남, AGIT의 복지

업무를 위한 공간이 고층에 위치했다면, 2층부터 지하에는 다양한 직원 복지 공간이 모여있습니다. 2층에는 사내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는 사내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는데요. 1050평에 최대 300명 정원 규모의 어린이집은 카카오 캐릭터들로 동심을 극대화했습니다.

같은 층에는 심리 상담 톡테라스, 마사지 톡클리닉, 양호실 톡의보감, 필라테스와 요가를 진행할 수 있는 운동 전용 공간 리커버리 센터 등도 마련돼 있었습니다. 또 아지트 곳곳에서는 식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1층에 위치한 실내 정원, 아지트 포레스트와 야외 테라스는 카카오 임직원들이 삭막한 판교 빌딩숲 사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이 됐습니다.


③ 카카오 직원에게 묻는다! 아지트 어때요?

실제 카카오에 다니고 있는 직원은 아지트에서의 근무를 어떻게 느낄까요? 카카오 PR팀 A씨에게 카카오 아지트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A씨는 카카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에 대해 모두가 공유하며 업무하는 문화를 꼽았습니다.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만큼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모두 각자의 프로젝트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개방된 문화를 지녔다고 합니다. 그는 "모든 임직원이 업무 내용을 공유하는 사내 어플리케이션 아지트가 있다"며 "내가 담당하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으니 회사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카카오에서 가장 만족하는 복지를 자랑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가족 친화 복지 제도'를 자랑했습니다. 사옥에서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어린이집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는 "자녀가 있는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단축 근무와 다양한 휴가 제도는 물론, 부모, 형제를 돌봐야하는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 또한 보장되고 있다"며 "일과 가정 모두 지킬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이라고 카카오만의 복지를 자랑했습니다.

카카오만의 혁신과 연결은 카카오톡을 '국내 메신저'라는 영광스러운 별명과 함께 '대기업' 반열에 올려줬지만, '지나친 자율성'과 '내부 통제 부실'로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역량으로 고난을 돌파하려고 노력 중인데요. 이런 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난 카카오의 판교 사옥 이었습니다.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도전의식, 수평적인 소통 문화로 대표되는 '카카오스러움'으로 다시 한 번 혁신의 아이콘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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