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혼돈의 응급실, 내년 더 위급"

정심교 기자 2024. 9. 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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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제한 응급실이 늘고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빗발치는 가운데 내년 응급실 현장은 지금보다 더 큰 혼란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의정갈등이 길어질수록 응급실 진료제한 건수도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국 응급실에서 띄운 진료제한 메시지는 총 1만6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9건(52.2%)이나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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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병원의 응급실 위기 상황이 추석 연휴를 1주일 앞두고 더욱 악화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 27개 중증·응급질환의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모두 88곳으로, 평시인 2월 첫째 주(109곳)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사진=뉴스1

진료 제한 응급실이 늘고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빗발치는 가운데 내년 응급실 현장은 지금보다 더 큰 혼란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새롭게 배출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내년에 급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안일한' 입장과 달리 전국 응급실에서 '진료제한' 메시지가 지난해보다 많게는 50%(월별 기준) 가량 늘어났단 통계결과도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27개 중증응급질환별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평균 88개소로, 평시 평균 109개소 대비 21개소 줄어들었다.

이런 응급실 현황을 놓고 의사집단과 정부의 시각차가 크다. 의사들은 "응급실이 이미 붕괴됐다"고 하고, 정부는 "붕괴 정도는 아니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응급실 진료제한 메시지 표출 현황' 18만6950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의대 증원 발표로 인해 전공의가 사직한 지난 2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표출된 응급실 진료제한 메시지는 총 7만2411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3407건(22.7%)이나 더 많은 수치다.

심지어 의정갈등이 길어질수록 응급실 진료제한 건수도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국 응급실에서 띄운 진료제한 메시지는 총 1만6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9건(52.2%)이나 더 많았다. 이 가운데 전문의 부재 등 의료 인력 사유로 진료제한 메시지를 표출한 건수는 총 3721건(35.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메시지의 대부분은 '불가능', '응급수술 불가', '진료 불가', 'OO학과 사정상 진료 불가' 등이었다.

응급실 의사 부족의 원인을 두고 정부와 의사집단 간 해석은 다르지만, 내년 응급의학과 신규 전문의가 거의 배출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의 전체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출근율은 8.9%(1만3531명 중 1199명), 그중에서도 레지던트의 출근율은 10.4%(1만463명 중 1085명)다.

대한응급의학회는 현재 전국 응급실에 남아있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인원을 파악하고는 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학회 관계자는 "응급실에 남은 전공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가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에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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