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라진 뒤… 동식물-미생물이 만든 ‘미학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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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니콜라 부리오가 말했다.
프랑스 출신 큐레이터로 파리 현대미술관인 '팔레 드 도쿄' 초대 관장이자 '관계의 미학' 등 저서로 잘 알려진 비평가인 그가 맡은 전시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 이날 언론에 공개됐다.
전시장 가장 깊은 곳에서 등장하는 맥스 후퍼 슈나이더의 '용해의 들판'은 인간이 남겨 놓은 잔재 위에 새로운 생명체가 등장하는 기이한 미래 풍경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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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모두의 울림’ 언론 공개
30개국 작가 72명 ‘공간 해석’ 소개
비엔날레 본 전시 등 8곳서 펼쳐져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했던 팬데믹을 지나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조직해야 할까요?”
6일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니콜라 부리오가 말했다. 프랑스 출신 큐레이터로 파리 현대미술관인 ‘팔레 드 도쿄’ 초대 관장이자 ‘관계의 미학’ 등 저서로 잘 알려진 비평가인 그가 맡은 전시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 이날 언론에 공개됐다.
부리오는 “기후 변화로 인간이 살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줄어들고, 난민이나 국경 분쟁 등 정치, 사회적 공간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전시는 30개국에서 온 작가 72명이 이러한 동시대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소개한다.
‘판소리’전은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남구 양림동 일대 8곳에서 펼쳐진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 꾸려진 본 전시는 △부딪침 소리(feedback effect, 1·2전시실) △겹침 소리(polyphony, 3전시실) △처음 소리(Primordial sound, 4·5전시실)로 구성됐다.
먼저 첫 번째 섹션은 수많은 구성원이 좁은 공간에 몰려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다룬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도시의 소음이 흘러나오는 에메카 오그보의 사운드 작품, 천장이 무너지려는 듯한 사무실 공간을 조성한 설치 작품(신시아 마르셀), 거대한 산업 쓰레기를 연상케 하는 조각 작품(피터 부겐후트)이 보인다. 산업화, 도시화와 환경 오염으로 낡고 비좁아진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관객이 흥미롭게 감상할 만한 곳은 ‘처음 소리’ 섹션이다. 넓은 공간에 대형 설치 작품들이 여유롭게 전시됐는데 이산화탄소, 바이러스, 호르몬 등 분자와 우주를 다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비앙카 봉디의 ‘길고 어두운 헤엄’은 흰 소금 사막 위에 연못과 식물, 전화기를 배치해 인간이 사라지고 소금으로 뒤덮인 자연을 상상하게 만든다.
외부 전시는 양림동의 포도나무 아트스페이스, 한부철 갤러리, 한희원 미술관, 양림쌀롱, 옛 파출소 건물, 빈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양림문화샘터에서 소리 프로젝트와 관객 참여에 기반한 작가 12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2018년부터 시작된 별도 전시인 ‘파빌리온’은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등 22개국과 한-아세안센터, 아메리카, CDA홀른, 광주 등 9개 기관 및 도시가 참가해 31개의 전시를 꾸렸다. 광주비엔날레는 12월 1일까지 이어진다.
광주=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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