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홀 20m 굳히기 버디… 노련한 새내기, 메이저로 첫승
9~11번홀 연속버디로 위기 넘겨
“내집 마련의 꿈, 조금 가까워져
김도영에 골프레슨 해주고 싶어”
유현조는 8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 이천(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유현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주무대로 뛰는 성유진(24)을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LPGA투어에서 신인이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건 2019년 이 대회 우승자 임희정(24) 이후 5년 만이다. 유현조는 또 2013년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전인지(30) 이후 11년 만에 투어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던 유현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포인트를 1566점으로 늘리면서 2위 이동은(818점)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한 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유현조는 5번홀(파5)과 6번홀(파4) 연속 보기로 선두를 내줬다. 흔들릴 만도 했지만 9번홀(파4)에서 첫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고 10, 11번홀(이상 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17번홀(파4)에선 우승을 결정짓는 클러치 퍼트를 성공시켰다. 2위 성유진에게 한 타 차로 쫓기던 이 홀에서 유현조는 약 20m 거리 버디 퍼팅을 남겨두고 있었다. 공은 2단 그린 아래쪽에 있어 상당한 높이의 마운드를 넘어야 했다. 유현조의 퍼터를 떠난 공은 20m를 굴러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기를 굳힌 유현조는 18번홀(파5)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성유진의 추격을 따돌렸다.
평소 250야드 이상의 장타를 날리는 유현조는 최종 라운드에선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을 했다. 그는 “코스가 까다로워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고, 내가 좋아하는 거리에서 세컨드 샷을 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했다.
우승을 차지한 뒤 함박웃음을 짓다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 유현조는 “전반에 잘 안 풀려서 우승 생각은 못 했는데 9∼11번홀 연속 버디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남은 시즌에 1승을 더하고, 목표했던 신인상도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받은 그는 “아빠한테 시계를 선물하기로 했다”며 “KLPGA투어에 왔을 때 내 집 마련이 목표였는데 이번 우승으로 목표에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딴 유현조는 프로야구 응원 팀인 KIA에서 또 시구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작년 10월 KIA의 광주 안방경기 시구자로 나섰던 그는 “불러주시면 광주든 어디든 바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KIA 투수 윤영철(20)의 유니폼을 갖고 있다는 그는 골프 레슨을 해주고 싶은 선수로는 KIA 3루수 김도영(21)을 꼽았다. 그는 “김도영 선수는 홈런을 많이 치니 비거리가 많이 나갈 것 같다. 나이도 비슷해 얘기도 더 잘 통할 것 같다”고 했다.
공동 8위(6언더파 282타)로 상금 2700만 원을 챙긴 박지영(28)은 시즌 상금을 10억1310만 원으로 늘리며 올 시즌 가장 먼저 누적 상금 10억 원을 넘겼다. 대상 포인트(436점)에서도 박현경(410점)을 제치고 1위가 됐다.
日 히라타, 신한동해오픈 22언더파 우승 8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히라타 겐세이(일본)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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