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범죄 악용 기능 삭제하겠다”면서도 “제3자 잘못인데 왜…”

유지한 기자 2024. 9. 9.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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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기소는 잘못된 것” 계속 주장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AP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조사받고 있는 파벨 두로프(40) 텔레그램 창업자가 범죄에 악용된 일부 기능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프랑스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잘못은 없다며 프랑스 정부의 수사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두로프는 6일 텔레그램을 통해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근처 사람들’ 기능은 주변에 다른 텔레그램 이용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기능으로, 범죄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기능을 이용해 은밀히 만나 무기·마약 등을 거래한다는 것이다. 그는 “텔레그램 이용자 99.999%는 범죄와 무관하지만, 0.001%가 전체 이미지를 나쁘게 해 해당 기능을 없앤다”고 했다. 또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미디어 업로드’ 기능도 비활성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로프는 서비스 개선 조치를 밝히기 몇 시간 전 텔레그램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서비스 자체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플랫폼 내에서 제3자가 저지른 범죄와 관련해 해당 플랫폼의 CEO를 기소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어떤 혁신가도 그 도구의 잠재적 남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결코 새로운 도구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로프 체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6일 “구글이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 지배적 위치로 경쟁을 제한했다”며 구글에 대해 잠정적으로 독점 판단을 내렸다. 영국 경쟁 당국은 구글이 디지털 광고 판매·구매 도구와 이를 중개하는 광고 거래소(AdX)를 모두 소유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글이 자사 프로그램과 거래소를 이용하는 광고주에게 혜택을 주며 다른 광고 판매 프로그램 경쟁사들의 진입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 행위에 대한 미국 법원의 처벌 결정은 내년 8월쯤 내려질 전망이다. 사업부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실제로 해체가 이뤄진다면 1980년대 미국 통신사 AT&T 해체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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