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가 찬 손목시계 뭐길래 평범한 미국인들 열광하나

류재민 기자 2024. 9. 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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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의 스타일&스토리]
지난달 8일 미국 미시간주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찾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왼쪽 손목에 ‘카키 필드 머프’ 시계를 착용한 모습. /로이터 뉴스1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평범한 ‘옆집 아저씨’ 패션으로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월즈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으로는 헛간에서 입을 법한 작업복, 잔뜩 흠집이 난 부츠, 빛바랜 야구 모자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손목시계가 추가됐다. 이른바 ‘인터스텔라 시계’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이 시계는 해밀턴 브랜드의 ‘카키 필드 머프’라는 모델이다. 기존 인기 모델인 ‘카키 필드’에 주인공 쿠퍼의 딸 머피의 애칭을 붙인 특별판이다. 영화에서 쿠퍼는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팀과 함께 새로운 행성을 찾아 우주로 떠나면서 딸에게 이 시계를 남겼다. 원래는 시판되는 모델이 아니었는데, 영화를 본 팬들의 요청이 빗발치자 해밀턴은 개봉 5년 뒤인 2019년에 이 시계를 정식 발매했다.

카키 필드 머프 손목시계. 현재 950스위스프랑(약 1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해밀턴

‘중서부 출신의 평범한 미국인’을 자처하는 월즈에게 철저히 ‘미국적’인 이 시계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스텔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나사가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주인공 쿠퍼 가족은 중서부 콜로라도주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전형적인 미국인 가족으로 그려진다. 콜로라도는 월즈가 태어난 네브래스카주와 이웃한 주이기도 하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들이 이 시계를 들여다보는 장면. /워너브러더스

해밀턴이라는 브랜드 역시 1974년 스와치그룹이 인수해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역사와 함께해온 ‘미국 시계’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해밀턴이 창립된 1892년은 철도의 시대였다. 철도의 정확한 운행을 위해서는 정확한 시계가 필수적이었는데, 당시 철도 업계에서 널리 쓰인 회중시계 제조사 중 하나가 해밀턴이었다. 제1·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미 육군·해군에 시계를 공급했다. 미국의 부흥을 이끈 철도·군수 분야를 제패한 해밀턴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정신’을 상징하는 시계로 자리 잡았다.

월즈는 부동산, 주식, 가상 화폐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재산 내역으로도 화제가 됐다. 해밀턴의 주요 제품들은 1000~2000달러 정도이고, 월즈가 착용하는 카키 필드 머프 역시 1000달러(약 130만원) 정도다. 저가는 아니지만 롤렉스 같은 최고급 시계 가격과 비교하면 10분의 1이 안 된다. 시계 이름의 ‘카키’는 고유의 제품명이고 ‘필드’는 야전용 시계인 필드 워치(field watch)를 의미한다. 튼튼한 내구성에 복잡한 기능 없이 직관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월즈의 군 경력과도 맞아떨어지는 시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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