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사장단 불러모아 ‘주말 비상회의’

이정구 기자 2024. 9. 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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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급락 등 AI 거품론과
美대선 같은 글로벌 현안 논의
최태원 SK 회장

SK그룹이 토요일인 지난 7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모여 비상 회의를 열었다. SK그룹은 보통 그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하는데, 이날은 이례적으로 최 회장이 주말 회의를 소집했다.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 최근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산업에서 제기된 ‘AI(인공지능) 거품론’ 등을 두고 하반기 전략을 급히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정준 SK아메리카스 대표 부회장, 서진우 SK 중국대외협력총괄 부회장,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여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에너지설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면서 호실적을 이어왔지만 최근 AI가 수익성 있는 모델이 가능한지를 두고 우려가 커지면서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역사상 첫 분기 매출 300억달러(약 40조원)를 돌파했는데도 주가는 급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앞서 지난 3일 방한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만나 SK그룹을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 조(兆) 단위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은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결과에 따라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한 ‘반도체 과학법(칩스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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