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1300곳 “배달앱 3사 폭리, 공정위 신고하겠다”

신지인 기자 2024. 9. 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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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협회, 비대위 열고 배달앱 횡포 첫 대응
그래픽=송윤혜

BBQ, 굽네치킨, 원할머니보쌈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1300여 곳이 포함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지난 6일 결성했다. 협회는 이날 비대위를 통해 “이번 달 내로 배달 플랫폼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신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등은 사실상 배달앱 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데, 가격을 올릴 때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는 게 골자다.

그동안 개별 업주들이 배달앱의 수수료 정책에 항의해 기자회견 등을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프랜차이즈 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배달앱을 대상으로 정식 신고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힌 것은 처음이다.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나명석 프랜차이즈협회 수석부회장은 “배달앱 3사들끼리 시장점유율을 늘리려고 무료 배달 등 출혈 경쟁을 벌이다가 발생한 손실을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등의 방법을 통해 부당하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배민 등 상대로 고소하겠다는 프랜차이즈들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신들과 협의 없는 배달앱 3사의 수수료 인상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배달앱 3사의 시장점유율은 96%가 넘는 수준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독과점이란 얘기다. 따라서 수수료 인상을 놓고 독과점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배달앱 3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정식 신고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1위 사업자 배민은 지난달 배민1플러스(배민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9.8%로 기존보다 3%p 인상했다. 요기요는 9.7%, 쿠팡이츠는 9.8%이다.

이 자리에서 나명석 비대위원장은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 배달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모두 가맹점에 전가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관련 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며 “더 많은 브랜드를 모아 비대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식 협회장은 “최근 현장의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가맹점마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 물가 인상까지 촉발되고 있으나, 배달앱 3사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하면서 “비대위를 통해 공정위 신고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업계 공동 대응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송윤혜

◇5년 넘게 폭리 취해온 배달앱, 이들이 정하는 게 곧 ‘가격’

2019년 코로나 당시 비대면 배달이 크게 늘면서 사업 규모를 키운 배달앱 3사는 이후 서서히 수수료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치킨, 중식 등에 편중돼 있던 배달 시장을 전 업종으로 확대한 것도 이때쯤 벌어진 일이다. 물론 당시에도 수수료율이 올라가자 업체들이 “부담이 너무 크다” “배(음식값)보다 배꼽(수수료율 부담)이 더 크다” 등의 항변이 있었다. 하지만 배달앱 업체들의 별다른 대응은 없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자율적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중개 수수료율 부담 등을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그 결과로 최근 숙박 플랫폼 업체들이 영세한 숙박 업자들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를 현행보다 소폭 내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정위와 협의를 통해 숙박·배달·이커머스 등 여러 업종 중에서 플랫폼사들이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내린 첫 사례다.

하지만 지난 7월 결성된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자율 협의체인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협의체’는 공전 중이다. 협의체가 개회한 회의는 출범 이후 현재까지 5차례도 되지 않는다. 최근 이 자율 기구에서 수수료 인하 방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플랫폼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안건으로조차 채택되지 못했다. 심지어 기존에 시행하던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이 종료를 앞두고 있는 등 후퇴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 때문에 수수료율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법률 검토 결과 수수료율 등을 프랜차이즈들과 사전 협의하는 것도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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