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집이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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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없어'라는 네이버 웹툰이 6년 만에 연재를 마친다.
사람마다 집의 상징은 다양하다.
예상치 못한 시간과 공간, 사람도 집이 될 수 있다.
마음의 집이 없는 사람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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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없어’라는 네이버 웹툰이 6년 만에 연재를 마친다. 각자의 사연으로 가출한 고등학생들이 폐허가 된 기숙사에서 지내며 시작하는 성장 만화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저녁이 되면 언제나 아이들은 이곳으로 돌아온다. 이 볼품없는 공간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아주는 집 같은 존재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도 덤불에 덮여 버려진 기차를 아지트로 삼는 아이들이 나온다. 폭풍우가 내리치는 날 폐기차 안은 아이들에게 위험한 환경이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이 어른들과 단절되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두 이야기에서 집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 집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채우는 물리적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릴 때 살던 집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사는 집은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내 삶의 가장 안전하면서도 사적인 공간이다.
사람마다 집의 상징은 다양하다. 집이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주거 공간만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시간과 공간, 사람도 집이 될 수 있다. 오래전 떠난 유럽 여행에서 캐리어를 잃어버렸을 때 급하게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한 적이 있다. 내 하소연을 들어주고 많은 도움을 준 숙소 주인과 식당 주인은 지금까지도 온정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마음속 집이다.
혼자 있는 집은 외롭기도 하고, 외롭지 않기도 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환대할 누군가가 있는 집에 아무도 없다면 어딘가 공허함이 느껴진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 집에 그들이 부재한 날에 갈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있어야 할 집에 혼자 있는 감정은 혼자 자취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해방감과 분명 다르다.
마음의 집이 없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중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고독사다. 한국에서는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맞이하는 죽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0년 만에 다섯 배 늘어난 고독사 인구는 2020년대 들어 3000명을 훌쩍 넘었다. 고인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부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고인의 외로움과 상처까지 청소해야 한다.
오늘도 마음의 집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눈길과 양보가 절실해지는 나날이다. 우울증을 극복하려고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하다가 끝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어린아이가 있었다. 한 명이라도 그에게 온기와 희망을 건네줬다면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모든 사람에게 나를 환대하는 곳, 마음의 집이 하나씩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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