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교부금 향후 4년간 20조 증가… 지금도 펑펑 쓰고 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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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학령인구 감소에도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 향후 4년간 20조 원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교육교부금은 올해 68조9000억 원에서 2028년 88조9000억 원으로 30% 가까이 늘어난다.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교부금은 늘면서 시도교육청마다 돈 쓸 곳이 없어 고민이라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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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매년 내국세의 20.79%를 무조건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하도록 한 교육교부금법 때문이다. 학령인구와 무관하게 경제 규모가 커져 국세 수입이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교육교부금도 증액되는 구조인 것이다. 50여 년 전 산업화 시대에 교육에 우선 투자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가 됐다는 비판이 적잖다.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교부금은 늘면서 시도교육청마다 돈 쓸 곳이 없어 고민이라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다 쓰지 못하고 올해로 넘긴 예산이 8조6000억 원에 달한다.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물 쓰듯 펑펑 쓰는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8∼2022년 노트북·태블릿PC를 무상 배포하고 교직원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내주는 등 현금·복지성 사업에 방만하게 쓰인 교육교부금이 3조5000억 원이다.
넘쳐나는 지방 교육청 곳간과 달리 나라 곳간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올 상반기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3조 원으로 연간 목표치를 넘어섰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 기초연금, 건강보험 등 법으로 정해진 의무지출도 연평균 5.7%씩 늘어난다. 한정된 국가 재정을 적재적소에 투입하기도 빠듯한데 ‘눈먼 돈’으로 전락한 교육교부금을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해 교육재정을 과도하게 줄이는 건 곤란하지만 내국세와 연동한 교부금의 기형적 구조는 서둘러 손봐야 한다. 지방 교육재정도 필요한 비용을 계산한 뒤 예산을 배정하거나 학령인구와 연동해 산정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초중등 교육에 한정된 교부금 용도를 등록금 동결로 빈사상태에 놓인 대학 교육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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