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의 사談진談/최혁중]0.005초의 차이, 결정적 순간을 판정하는 사진
실제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는 ‘비전 기술’은 스포츠뿐 아니라 산업 현장, 공공장소, 병원, 길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돼 오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주취자, 노숙인 등 실신해 쓰러진 사람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AI 기술’을 대전시에 실제 적용했다.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람의 행동을 인식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다.
과거 필름카메라 시절 100m 육상 경기에서 스프린터를 상대로 36컷 필름 한 롤에서 초점을 제대로 맞춘 사진을 몇 장이나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사진기자의 실력이 갈리던 때가 있었다. 축구에서는 골을 넣은 선수의 모습과 날아가는 축구공이 함께 있는지에 달렸다. 분명 찍을 때는 카메라 파인더를 통해 눈으로 보였고 찍긴 찍었는데 필름 현상을 해보면 축구공은 없었다고 옛 사진기자 선배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찰나의 순간’이 흔들림 없이 초점이 제대로 맞은 ‘온전한 사진’으로 기록되기 힘든 시절이었다.
바야흐로 모든 것을 찍을 수 있고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대다. 기술의 발전으로 카메라를 든 이들에게 전혀 다른 앵글을 보여줘 공정한 스포츠에도 기여하고 인류의 위험까지 예측해 안전한 세상도 만들어 준다니 말이다. 앞으로 카메라의 발전이 인류에 어떤 편리함으로 다가올지 지켜볼 일이다.
최혁중 사진부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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