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 샌드위치, ‘속이 꽉 찬’ 파리의 추억[정기범의 본 아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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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썬 두 쪽의 빵 사이에 고기나 햄, 치즈 및 그 외 재료를 끼워 먹는 샌드위치는 파리 여행 중에 공원 벤치에 앉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식사 대용 음식이다.
점심 식사 대용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바게트 샌드위치가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프랑스인의 63%가 따뜻한 버거보다 차가운 샌드위치를 선호하는 기호 때문이기도 한데 따뜻한 버거를 선호하는 우리와 퍽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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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샌드위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빵 대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바게트의 반을 갈라 그 안에 햄과 치즈, 참치, 닭고기 등의 재료를 넣어 만든다. 그날 만들어 당일에 먹어야 하는 빵집의 바게트 샌드위치는 따끈따끈하게 갓 구워 나온 바게트로 만들기에, 맛있는 바게트는 필수다.
빵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바게트 샌드위치의 종류는 보통 5, 6가지인데 가장 사랑받는 샌드위치는 바삭하고 부드러운 바게트에 무염 버터, 얇게 자른 훈제 햄을 넣어 만든 심플한 장봉 뵈르 샌드위치다. 이 세 가지 재료만 들어간 샌드위치가 단순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깔끔한 맛이라 인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마요네즈에 버무린 참치와 얇게 썬 토마토, 삶은 계란, 새콤하게 식초에 절인 오이가 들어가는 참치 샌드위치를 선호하고 때때로 부드러운 닭고기와 마요네즈, 양상추, 토마토가 들어간 닭고기 샌드위치도 즐기는 편이다. 해마다 파리 최고의 바게트를 겨루는 경연대회가 파리에서 열리는데 여기에서 우승한 빵집을 찾아가 바게트 샌드위치를 고른다면 애써 찾아간 기억과 맛이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만드는 과정이 간단한 장봉 뵈르 샌드위치는 혼자 만들어도 충분하다. 2024년 이 대회 챔피언으로 선정된 불랑제리 위토피에 들러 아침에 갓 나온 바게트를 산 다음 근처 마켓에서 무염 버터와 조밀한 육결에서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육향이 나오는 장봉 블랑, 식초에 절인 손가락 크기의 미니 오이, 코르니숑을 넣으면 맛있는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공원에 앉아 샌드위치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는 로컬들처럼 파리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손쉽게 누릴 수 있다. 한번 맛보면 거부할 수 없는 프랑스 바게트 샌드위치의 매력에 빠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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