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기도…40년 지옥 시집살이" 아내 울분…남편 "다 지난 일"

결혼 40년간 쌓인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터뜨린 아내와 이에 고통 받는 남편의 사연이 공개된다.

오는 9일 방영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난다.

이날 방송에서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항상 명령조로 말한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고, 아내는 40년 내내 남편이 하고 싶다는 대로 맞추며 살았다며, 되려 남편이 자신의 고통과 갱년기를 존중해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내는 사소한 일에도 시아버지 앞에서 무릎까지 꿇어야 했던 고된 시집살이를 토로하지만 남편은 그저 못마땅해하기만 한다. 이런 남편의 태도에 아내는 지난 세월의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전통 장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 중인 부부. 아내는 새벽부터 등산하며 요리할 나물과 같은 식재료를 채집하고, 채집 후에도 1000평 이상의 텃밭을 찾아 작물을 가꿔 모두를 놀라게 한다.

반면 남편은 느긋하게 농사 도구를 챙겨와 여유롭게 일하다 잘못 호미로 감자에 상처까지 내 아내의 불호령을 듣고 만다. 이에 남편은 아내가 항상 잔소리와 명령조로 말하니 일하기가 싫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아내는 식당도 처음에는 남편의 의지로 시작했으나 정작 요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며 억울해한다. 부부가 함께 식당을 운영한 건 7년이지만 남편이 식당 일을 도와준 건 겨우 3년이라며 그간 쌓아온 억하심정을 갱년기와 함께 폭발시킨다.

예고 영상 속 아내는 "주먹으로 (남편) 얼굴도 치고 싶고 밥 먹는 것도 빼앗아 저리 던져버리고 싶다"며 분노를 터뜨린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향해 "갱년기 무기 삼지마라"라고 타박하지만 아내는 "남의집 귀한 딸을 갖다가 그렇게 고생 시키고. 지금 와서 갱년기 와서 쌀쌀맞게 한다고 그러냐"며 "그동안에 해달라는 거 다 해줬다. 그동안 내가 너무 참고 살았던 것"이라며 울분을 토한다.

오은영 박사는 시도 때도 없이 체온이 변화하고, 우울증과 무기력증, 불면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에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 역시 여러 갱년기 증상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또한 아내는 과거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 마을에 내려온 것 모두 남편의 일방적인 의지 때문이었다며 설움을 토로한다.

아내는 시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시골로 내려오자는 남편의 권유를 수차례 거절했으나 끝까지 밀어붙이는 남편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남편은 자신이 끌고 내려온 게 아니라 합의하고 내려온 것이라며 억울해한다.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는 대화가 계속되자 아내는 결혼생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 쉰 적이 없었다며 지옥 같았던 시집살이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보인다.

그러자 남편은 "어차피 17년 전 일 아니냐. 할 만큼 했으면 그만하라"라며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는 꺼내지 말자며 불편한 기색을 내보인다.

결혼 생활 40년의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폭발시킨 아내와 이해와 공감은 커녕 아내가 갱년기 뒤로 숨는다고만 생각하는 남편의 갈등은 오는 9일 밤 10시45분 방송되는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