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위한 메시지, 키체노크의 US오픈 우승

오스타펜코(왼쪽)와 키체노크

류드밀라 키체노크(우크라이나)가 결혼식 대신 US오픈 테니스 여자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대회에서 키체노크는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와 함께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장솨이(중국) 조를 상대로 2-0(6-4, 6-3)으로 승리하였다. 이번 승리는 키체노크에게 복식 세계 랭킹 17위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해주었다.

키체노크는 이전에도 호주오픈 여자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윔블던 혼합 복식에서도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US오픈 대회에서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원래 그는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결혼 상대인 오스타펜코의 코치 스타스 크마르스키다와의 결혼식이 대회 일정과 겹쳐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약 1년 전 약혼했으며, 4일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결혼식이 연기된 것에 대해 키체노크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우승 상금 75만 달러(약 10억원)를 오스타펜코와 나누게 되어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결혼식은 언젠가는 할 것"이라며 "아마 라스베이거스나 유럽의 어딘가에서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키체노크는 전쟁 중인 고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감정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자유를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이번 우승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게 되면 좋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성과가 고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 로이터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