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우리나라가 딥페이크 성범죄에 가장 취약한 이유는?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9월 0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이번 코너는 <뉴미디어 트렌드>입니다. 오늘의 <뉴미디어 트렌드>는 김원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최근 이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교사, 여군, 여기자뿐 아니라 10대 피해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연예계에서도 지금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그룹 트와이스, 블랙핑크부터 배우 박규영에 이르기까지. 스타들 같은 경우에도 지금 딥페이크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 "법적 대응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휘 > 실제 딥페이크 현황을 보면 한국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요?
◆ 김헌식 > 많이 언급이 됐는데요.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에서 발표한 보고였습니다.보고서인데 지난해 7~8월에 성창치몰 사이트 10곳, 또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딥페이크 채널 85개에서 올라온 9만 5천여 건을 분석하니까 개인 중에 53%가 한국인이었다는 것이고요.가수나 배우 등 연예인들이 대부분이 10명 중에서도 8명이 한국인 가수였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조사를 보니까요.특히 이제 딥페이크 음란물 사이트에서 등장하는 국적별로 살펴보니까 미국이 41%, 한국이 25%, 인도가 13%, 영국 10%, 캐나다 6%였는데. 사실 미국 인도 영국 캐나다는 다 영어권 국가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한국이 여기에 25%나 차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최휘 > 디크 성착취물에 등장하는 개인 중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었고. 가수나 배우, 연예인이 대부분이었다. 지금 세계를 무대로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특히 K-POP 가수. K-POP 가수 중에서도 이제 걸그룹 등을 포함한 여성 가수들이 우리 한류 열풍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목표물이 된 게 아닌가 이렇게 추측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최대 피해자가 K-POP 여성 가수다라고까지 얘기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정작 더 심각한 것은 K-POP 아이돌, 여성 걸그룹 같은 경우에는 미성년자도 포함이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성년자인 청소년이 이런 딥페이크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나 해외 플랫폼에서 이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라는 점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 최휘 > 여자 연예인 입장에서는 공개적으로 이런 피해를 호소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피해 연예인, 소속사 입장 궁금하고요. 지금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앞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는 했는데요.
◆ 김헌식 > 소속사별로 강력하게 대응을 하겠다 이렇게 밝힌 상황이고요. 그 때 여성 연예인 입장에서는 사실 공개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게 되면. 특히,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거죠. 더군다나 이런 음란 합성물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사람들까지 알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건 '루핀 효과'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론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더군다나 1인 기획사 같이 영세하거나 소속사가 없는 경우에는 더욱 열악하기 때문에 더욱 여성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기가 어려운 이중고가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최휘 > 이중고가 있다 한계를 지적해 주셨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강력히 처벌하는 방법밖에는 없을까요?
◆ 김헌식 > 여러 가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될 점들이 있겠죠. 그래서 일단은 처벌은 처벌대로 해야 될 것 같고요. 또 플랫폼에서 책임져야 될 부분은 또 책임져야 되고. 또 이 범죄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강구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고. 특히 해외 서버 같은 경우에는 좀 더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건 소속사만이 아니고, 여러 이제 단체들 이제 또 정부의 조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최휘 > 사실 연예인들은 대중의 얼굴을 드러내는 직업이라 이런 범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오래 전부터 합성 사진 피해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나아지기는 커녕 최근 들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딥페이크라는 것은 유명인들이 등장하는 문제의 콘텐츠로 부각이 됐었습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주목을 받기 위해서 이런 측면들이 강화됐었는데. 최근에는 일반인. 특히, 어린 학생들도 있는데요. 교육부의 공식적인 그런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196건의 딥페이크 피해 신고 가운데 초등학생 피해 사례가 8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정부와 서울시 추산에 따른 또 데이터도 있는데요. 400에서 500개 정도의 학교에서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제 가해자로 검거된 인원의 95%가 10대와 20대였다는 겁니다. 특히나 주변 사람들을 많이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점이 큰 문제가 되겠고요. 또 다른 조사를 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7일과 28일, 이틀간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 대상으로 넓혀봤더니, 약 2500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이렇게 나타나서.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으로 이렇게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 최휘 > 유명 연예인뿐 아니라 그냥 일반인 내 지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해 주셨고요. 앞에서 우리나라가 딥페이크 성범죄에 가장 취약한 나라라는 조사 결과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이 딥페이크 기술이라는 게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건데. 유독 우리나라만 이렇게 딥페이크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뭘까요?
◆ 김헌식 > 일단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기술적으로는 그만큼 인공지능 AI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데, 무방비적으로 접근성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또 이런 높은 기술 개발성과 접근성에 이어서 젠더 갈등이 좀 굉장히 미묘하게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이 딥페이크 영상물. 특히 음란물이나 지인 능욕 같은 경우에는 주변 아는 사람을 모욕을 주기 위해서. 아니면 이걸 가지고 좀 희화화하기 위해서.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변져있다, 놀잇감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는 거거든요. 여기에다가 집단 또래 심리가 있으면서, 인정받기 위해서 아는 혹은 주변 사람들, 특히 여성분들 이런 식으로 수단화하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단순히 어떤 성적인 호기심이 아니고, 어떤 고의적인 폭행, 유희, 놀이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하다라는 것이고요. 특히나 처벌은 약하고 붙잡히지 않는다는 인식이 너무 청소년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겁니다.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관련 범죄 처벌 건수가 2011년에 156건, 2022년에 160건, 2023년에 180건. 그래서 늘어난 숫자에 비해서는 처벌 건수가 굉장히 약하다라는 겁니다. 더군다나 이제 외국계 플랫폼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 그런 상황 속에서 결과적으로 이런 딥페이크. 이제 음란물 내지는 성착취물들이 한국에서는 유독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최휘 > 너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보니 10대 청소년들이 죄의식 없이 하나의 놀이처럼 그렇게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은데.
◆ 김헌식 > 위험하죠.
◇ 최휘 > 엄연한 중범죄입니다. 그러면 해외에서는 이런 딥페이크 성범죄,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 김헌식 > 해외 같은 경우는 두 가지 유형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직접적인 법에 관련돼가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겠습니다. 영국은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자체의 처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사자 동의 없이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든 사람을 입건해서 무제한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공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제작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미국에서는 불법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 소지하거나 이를 알고도 수신한 사람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호주도 성착취 불법 합성물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나서겠다고 정부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럽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유럽연합 같은 경우는 지난해 8월부터 불법 합성물 영상 등을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가 삭제하도록 규정하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이렇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딥페이크 피해자가 그걸 삭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여러 가지 법적 투쟁을 벌이는 게 아니고. 플랫폼 운영자가 삭제를 해야 됩니다. 삭제를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좀 다른 측면이 있고요. 심지어 브라질 같은 경우는 연방 대법원이 텔레그램이 가짜뉴스 유포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라는 협조에 응하지 않자, 브라질 전역에서 텔레그램 접속을 차단하라고 통신업체에 명령한 바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플랫폼에 직접적으로 이제 그런 규제와 통제를 하는 방식으로 지금 강력하게 세계적인 흐름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 최휘 >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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