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인사 보호 말라”…아르헨 대사관 압박 ‘외교 살얼음’
‘부정선거’ 비판 보복 해석
야권 대선 후보, 스페인 망명
부정선거 의혹을 받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자국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숨은 야권 인사를 잡아들이기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반정부 인사들이 아르헨티나 대사관 내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계획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브라질 당국의 아르헨티나 대사관 관리 효력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주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대사관에는 야권 인사 6명이 길게는 6개월간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7월대선에 대해 ‘개표 불공정성’을 제기하자 자국 주재 아르헨티나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대사관 관리권을 브라질에 임시 위임해 베네수엘라 정치인 등에 대한 보호권을 브라질 당국이 관리하게 됐다.
이날 아르헨티나 대사관에는 베네수엘라 정부 요원도 출동했다.
AP통신은 전날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이 대선 관련 불공정성을 반인도적 범죄와 연결 지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보복으로 대사관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했다.
외교 갈등도 불가피해 보인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이날 “대사 관저를 습격하고 망명 신청자를 납치하려는 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마두로 정부의 ‘우방’으로 분류돼온 브라질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빈 협약’에 따라 다른 나라가 주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대사관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자신들이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민주야권연합(PUD) 후보로 나선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는 스페인 망명을 택했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서 자발적 난민으로 지내던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그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며 “조국의 평온함과 평화를 위해” 출국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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