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번엔 ‘광복회관 관리비 동결’…야당 “돈줄 쥐고 압박”
물가 상승 등 반영 안 돼…학술원 예산 전액 삭감 이어 옥죄기
국가보훈부가 2025년도 예산안에서 광복회관 관리비를 전년과 같은 규모로 동결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된 것이어서 광복회학술원 예산 전액 삭감에 이어 예산 축소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정부가 예산을 이용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한 광복회를 압박한다고 비판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내년도 광복회관 관리비는 총 30억2700만원이다. 2024년도 예산안과 동일한 규모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예산을 삭감한 조치로 평가된다. 2023년도(30억9700만원)와 비교하면 줄어들었다. 보훈부는 당초 36억9800만원 규모의 내년도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요구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는데, 기재부와의 협의를 거친 조정안은 6억7100만원이 줄어들었다.
광복회관 관리비는 순국선열애국지사사업기금을 활용해 집행한다. 이 기금은 대일청구권 자금에서 조성된 원화 자금을 재원으로 하며,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가귀속 재산 등을 매각해 마련한 것이다.
보훈부는 ‘2025년도 예산안이 2023년에 비해 감소한 사유’를 묻는 김 의원 질의에 “토지 임차료와 건물관리비용(임대, 시설, 청소경비 등)의 주변 시세 및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으나, 정부안 편성 과정에서 미반영됐다”고 했다. 미반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보훈부의 이 같은 예산안 책정은 보훈부가 제출한 예산안 산출 근거와도 맞지 않는다. 산출 근거에는 예산을 늘려야 하는 이유를 적어놓고, 예산은 동결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광복회에 지급하는 토지 임차료에 대해 보훈부는 해당 토지의 최근 5년간 개별공시지가가 6.0%, 토지 임차료가 11.4% 상승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임차료를 동결하기로 했는데, 5년의 상승 추세에 비춰 임차료를 동결해야 하는 근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청소용역비로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노임 평균 인상률 3.0%를 적용”이라고 산출 근거를 밝히고 전년 대비 1000만원을 줄인 3억4800만원을 책정했다. 경비용역비도 같은 근거를 명시하고 1억200만원으로 전년 규모로 동결했다.
김 의원은 “보훈부는 광복회 소유의 토지 임차료까지 후려치기해 돈줄을 쥐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회 예산 심사를 통해 광복회 예산을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최근 보훈부는 광복회학술원 사업비 6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8일 2023 회계연도 결산안을 “정부안에서 삭감된 광복회 예산은 2025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되살릴 것”이라는 시정 요구 사항을 담아 의결했다.
보훈부는 “광복회관은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건물”이라며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 중 2023년보다 감소한 내역은 광복회 지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광복회관은 토지만 광복회 소유이고 건물은 국가 재산인 만큼 건물 관리비가 동결된 것은 광복회와 무관한 일이란 것이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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