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로 바통 받아 2위로 ‘역전 발판’…“마지막이 더 기대되는 선수 될게요”
서울 박우진 | 시도대항전 MVP
“5위로 바통을 받아 2위로 건네줬다. 격차를 좁히려고 최선을 다했다.”
제54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 시도대항전(고등부)에서 서울이 역전 우승을 하는 데 디딤돌이 된 박우진(18·배문고·사진)의 소감이다.
박우진은 8일 파주 임진각에서 끝난 대회 시도대항전에서 서울의 3번 주자로 나서 3구간(7.2㎞)을 혼신을 다해 뛰었다. 앞선 2번 주자 이영범(16·배문고)이 골반을 다치는 바람에 서울은 5위로 2구간을 마쳤다.
박우진은 “1분30초 정도, 거리로는 500~600m 정도 뒤졌다”며 “어떻게 해서든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박우진은 3구간을 23분15초에 끊었다. 3번 주자 6명 중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덕분에 서울은 5위로 시작한 3구간을 2위로 마쳤다. 박우진은 “내가 잘 뛴 것도 있지만 이후 다른 주자들이 열심히 뛰었다”며 “경기팀을 따라잡기 위해 모두 끝까지 노력한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공로를 동료들에게 돌렸다. 박우진은 이번 대회 시도대항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우진은 중학교 2학년 때 육상을 시작했다.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그만둔 뒤 우연한 기회에 육상 대회에 나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게 계기였다. 박우진은 “지구력이 다른 친구들보다 강했다”며 “꾸준한 스피드로 오래 뛰는 건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서울이 이룬 역전 우승은 박우진의 지구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물이었다.
박우진은 올해 5000m, 10㎞ 고교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내년 초 졸업하면 중장거리 육상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키우고 있는 건국대에 진학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뛸 수 있는 가장 먼 거리는 10㎞다. 박우진은 “내년 대학에 가면 일단 5000m를 14분대에 주파한 뒤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5000m 한국 최고 기록은 13분42초98이다. 현재 박우진의 최고 기록은 15분27초79다.
박우진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고교 선배로 서귀포시청 소속인 신용민(23)이다. 신용민은 고교 시절 중장거리 최고 선수였고 지난 3월 마라톤을 2시간16분8초에 완주했다.
박우진은 “승부욕이 강하고 패기가 넘치는 용민이형처럼 뛰겠다”며 “지고 있다가도 역전하는 선수, 마지막이 더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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