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젠지 꺾고 8년 만에 LCK 서머 우승(종합)
(경주=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화생명e스포츠가 LCK의 디펜딩 챔피언 젠지 e스포츠를 물리치고 8년 만에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리그 왕좌를 탈환했다.
한화생명은 8일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에서 젠지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젠지와 한화생명은 1세트부터 양 팀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와 '피넛' 한왕호가 적극적인 로밍으로 라인에 끼어들며 치열한 난타전을 펼쳤다.
젠지는 바텀 라인 교전에서 이득을 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한화생명은 21분께 교전에서 '제카' 김건우의 트리스타나가 진형을 휘저으며 트리플킬을 내는 등 팽팽하게 맞섰지만, '쵸비' 정지훈의 스몰더는 중요한 순간마다 피넛, 제카를 비롯한 화력 담당을 끊어내며 상대 본진까지 전선을 밀어냈다.
그러나 젠지는 우세 속에서도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는 못했고, 한화생명은 드래곤 버프를 4스택까지 쌓으며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갔다.
결정적인 순간은 39분경 한화생명 본진 앞에서 벌어진 한타(집단 교전). '바이퍼' 박도현의 애쉬는 '도란' 최현준과 피넛, '딜라이트' 유환중까지 쓰러진 상황에서 살아남은 제카와 함께 캐니언을 뺀 젠지 전원을 싹쓸이했다.
곧바로 제카와 바이퍼는 텅 빈 젠지 본진으로 돌진, 포탑과 억제기를 부수며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넥서스로 진격했다. 캐니언과 뒤늦게 부활한 '리헨즈' 손시우가 방어에 나섰지만, 바이퍼는 넥서스에 빠르게 화살을 꽂아 넣으며 1세트부터 극적인 승리를 보여줬다.
이어진 2세트에서 젠지는 코르키-애쉬로 원거리 화력 중심의 조합을 골랐고, 한화생명은 아이번·아지르·알리스타 등 군중제어(CC) 기술에 주력한 한타 조합을 택했다.
젠지의 '페이즈' 김수환은 17분경 대치 상황에서 캐니언의 자이라가 날린 뿌리에 발이 묶인 피넛을 잘라내고, 이어 리헨즈가 블리츠크랭크로 당겨온 제카까지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한화생명은 열세 속에서도 드래곤 버프를 챙기면서 젠지를 추격했지만, 상대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젠지는 풍부한 CC기와 페이즈의 연계를 내세워 한화생명 라이너를 각개격파하고 본진으로 밀고 들어가며 37분만에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젠지는 3세트에서도 매서웠다, 도란과 피넛의 바텀 라인 기습에 선취점은 내줬지만, 젠지는 공허 유충을 노리고 벌어진 교전에서 기인과 쵸비의 활약으로 대승을 거두며 초반에 우위를 점했다.
한화생명은 바이퍼의 진이 교전 때마다 강펀치를 날리며 젠지를 견제했지만, 캐니언의 스카너는 대치 구도에서 날카로운 돌진으로 기인과 쵸비의 킬 찬스를 만들어냈다.
궁지에 몰린 한화생명은 32분경 내셔 남작(바론) 사냥으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곧바로 젠지에 저지당하며 그대로 본진을 내주며 매치 포인트까지 밀렸다.
젠지는 이어진 4세트 밴픽에서 코르키-미스 포츈의 쌍포 조합을 또다시 꺼내들었고, 이를 본 한화생명은 트리스타나-이즈리얼로 맞받아쳤다.
한화생명은 피넛과 딜라이트의 협공으로 선취점을 챙기고, 초반부터 상대 타워를 끼고 도란을 압박하던 기인과 캐니언까지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초반을 리드했다.
16분경에는 제카가 상대 미드 라이너인 쵸비를 탑 라인에서 솔로 킬을 내고, 이어진 바텀 라인 싸움에서도 피넛과 제카, 딜라이트의 팀워크가 빛나면서 젠지를 압도했다.
안정적으로 바론 버프까지 획득한 한화생명. 한화생명은 27분경 미드 라인에서 시작된 한타에서 트리플킬을 낸 쵸비의 반격에도 대승을 거뒀고, 바론 버프까지 획득한 후 곧바로 본진으로 몰려가 젠지의 방어를 뚫고 30분만에 승부를 세트 스코어 2:2 원점으로 돌렸다.
LoL e스포츠에서 풀세트 경기를 상징하는 음악 'Silver Scrapes'는 올해 서머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울려퍼졌다.
5세트 경기 초반 바텀 라인의 리헨즈를 노린 한화생명의 기습에 젠지는 기인이 순간이동으로 뛰어들어 피넛을 처치하며 선방, 1킬씩을 교환한다.
한화생명은 10분경 탑 라인에서 시작된 교전에서 피넛이 리헨즈를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제카가 기인까지 처치하며 주도권을 챙겼다.
젠지는 적극적인 교전을 피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23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쵸비와 페이즈가 처치당하며 한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기인이 중심을 잡으며 더 이상의 격차를 허용하지 않았다.
어느 한 쪽으로 쉽사리 기울지 않던 승부의 균형은 드래곤을 노린 31분 싸움에서 한 쪽으로 기울었다. 딜라이트와 제카의 활약으로 한타에서 대승을 거둔 한화생명은 방해 없이 바론 버프까지 얻고 젠지를 압박했다.
결국 한화생명은 제카의 슈퍼 플레이가 이어지며 38분만에 젠지 본진에 돌진, 8년만의 우승 트로피를 따냈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ROX 타이거' 시절인 2016년 서머 이후 8년만에, 2018년 현재 팀명으로 리브랜딩한 뒤로는 처음으로 LCK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주장 피넛은 개인 통산 LCK 우승 횟수 7회를 기록, T1의 '페이커' 이상혁(10회)의 뒤를 잇는 단독 2위로 올라섰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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