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대출 압박 예고…‘실수요자 피해 없는 대출 관리’ 가능할까?

이주빈 기자 2024. 9. 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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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나흘 만에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 잔액이 5천억원 남짓 불어난 건 갑작스러운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자금 부족 우려에 빠진 금융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마이너스통장 상품을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 풍선효과를 줄이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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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 뒤 첫 영업일인 2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나흘 만에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 잔액이 5천억원 남짓 불어난 건 갑작스러운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자금 부족 우려에 빠진 금융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마이너스통장 상품을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 풍선효과를 줄이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는 통상 연소득의 최대 150%다. 연봉 1억원인 급여생활자의 신용대출 한도가 5천만원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가계빚 폭증기였던 2021년 12월 이 같은 내용을 한시적(6개월)으로 적용하는 행정지도를 금융권에 내린 바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손질할 가능성도 있다. 디에스알은 대출자의 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현재 디에스알 산정 시 일시상환 방식 신용대출 만기는 5년으로 계산되는데 이를 3년 또는 2년으로 줄이게 되면 ‘이론상 원리금 상환액’이 커지게 돼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이 어떤 카드를 빼들지는 확실하지 않다. 금융권에선 오는 10일 예정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주요 은행장 간담회에서 신용대출 정책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이라는 게 어느 쪽을 조이면 다른 쪽으로 수요가 움직인다”며 “다른 부분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기본적으로 은행 스스로 대출 관리를 하는 게 맞다고 교통정리를 한 점을 미뤄보면 은행권이 자체 마련한 신용대출 확대 대응 방안을 (이 원장과의) 간담회 때 들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이미 신용대출 한도를 죄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9일부터 신용한도 대출을 연소득 100% 이내로만 내줄 예정이다. 신용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전 은행권에서 보유한 신용대출을 모두 포괄한다.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지난달 29일부터 최대 1억5천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도 10일부터 신용대출을 최대 연소득까지만 내줄 예정이다. 13일부터 신규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가 5천만원으로 제한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정책 방점이 실수요자 피해 없는 대출 관리에 있는 점을 고려해 신용대출 상품도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판매 정책을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규제를 강화할 경우, 충분히 자금을 빌리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문을 두드리면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당장 줄어들기는 어렵다고 본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감소하는 것이 오히려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증가 폭이 급격히 커지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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