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04> 참선은 말이 필요 없다고 읊은 사명대사 유정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2024. 9. 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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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은 많은 말이 필요치 않으니(參禪不用多言語·참선불용다언어)/ 평소대로 묵묵히 스스로를 깨달음에 있네.

'조주무자(趙州無字)'는 '차 한 잔 마시고 가라'(끽다거·喫茶去)는 유명한 화두를 남긴 중국 당나라 조주 선사(778~897)의 무자 화두이다.

"개에게 불성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한 대답에 의심을 품어 이 문제를 정면돌파해야 견성(見性)한다는 것이다.

사명대사 유정은 조선 시대 청허 휴정(淸虛休靜) 선사의 제자로 임진왜란 때 의승군을 이끈 승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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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은 많은 말이 필요치 않으니

- 參禪不用多言語·참선불용다언어

참선은 많은 말이 필요치 않으니(參禪不用多言語·참선불용다언어)/ 평소대로 묵묵히 스스로를 깨달음에 있네.(只在尋常默自看·지재심상묵자간)/ 조주의 무(無)자를 잊는 것 같으면(趙州無字如忘却·조주무자여망각)/ 입 있어도 할 말 없어 관여 않겠네.(雖口無言我不干·수구무언아불간)

위 시는 사명대사인 송운 유정(松雲 惟政·1544~1610)의 ‘묵 산인에게 주다’(贈默山人·증묵산인)로, 그의 문집인 ‘사명당대사집(四溟堂大師集)’ 권5에 수록돼 있다. 묵(默) 스님! 참선은 말이 필요 없음을 아시면서 왜 그리 말이 많은 게요. 스님 이름 그대로 입을 꾹 다물고 자기를 살피시오. 거기서 깨달음이 오는 것이라오. 조주 스님의 무자 화두를 잊은 게요? 참선은 여기서 시작해서 여기서 끝이 나는 것 아니겠소!

‘조주무자(趙州無字)’는 ‘차 한 잔 마시고 가라’(끽다거·喫茶去)는 유명한 화두를 남긴 중국 당나라 조주 선사(778~897)의 무자 화두이다. “개에게 불성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한 대답에 의심을 품어 이 문제를 정면돌파해야 견성(見性)한다는 것이다. 고려 시대 보조국사 지눌 이후 한국 선종에서 깨달음 방편으로 가장 많이 들었던 화두라고 한다. 절집에서는 조심하고 마음을 조절해야 함을 강조한다. 마음 조절이 참선의 가장 중요한 기본 과정이다. 수행자는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고 그 마음을 바라보고 대면해야만 화두에 끌릴 수 있다고 한다.

사명대사 유정은 조선 시대 청허 휴정(淸虛休靜) 선사의 제자로 임진왜란 때 의승군을 이끈 승장이다. 임란 전후 일본에 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만나 화친을 논의한 스님으로 유명하다.

목압서사 바로 인근에 우리나라 조계종 13교구 본사인 쌍계사가 있고 골짜기마다 암자와 스님들 토굴이 많다. 그러다 보니 여러 스님을 종종 만난다. 엊그제 스님 두 분이 목압서사에 놀러 오시어 함께 녹차와 발효차를 번갈아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한 스님이 사명대사의 ‘사명당대사집’을 번역할 예정이라면서, 나중에 감수를 부탁한다고 했다. 필자는 불교를 전공한 불교학자도 아니고 불교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식 지식만 있어 감수는 말도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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