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AI 그까이꺼] 네이버 `클로바X`, 이미지만 봐도 답변 척척

그림 속 문제 정확히 인식
검정고시 문제 정답률 84%

재료를 찍은 사진을 입력하고 만드는 방법을 묻자 순서를 알려준다. 네이버 제공

원형 그래프를 입력하고 코딩방법을 요구하자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클로바X 화면 캡처

인공지능(AI)이 한 단계 성장했다. 이미지 인식 기능을 탑재한 AI 모델은 간단하게 그린 그림이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답변을 도출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각종 코딩·수학 문제를 질문란에 시시콜콜 입력하지 않아도 답변을 받을 수 있어 교육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대화형 AI 에이전트 클로바X에 이미지 이해 기능을 추가하고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챗GPT를 비롯한 글로벌 거대언어모델(LLM)은 유료 모델을 사용해야 이미지를 인식시키고 질문할 수 있던 것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클로바X의 이미지 이해 기능은 사용자가 이미지를 질문란에 입력하고 이미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 답변을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음식을 잘 만들지 못하는 사람도 준비한 재료를 사진으로 찍어 입력하고 만드는 법을 물어보면 클로바X가 알아서 재료를 분석한 뒤 음식을 선정하고, 만드는 순서를 차례대로 안내해준다.

간단하게 그린 그림도 알아서 해석한다. 기자가 간단하게 그린 원형 그래프를 질문란에 넣고 설명해달라고 묻자 "이미지에는 파란색으로 그려진 원 그래프가 있다. 그래프는 세 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A 50%, B 35%, C 15%를 나타낸다"며 "이 그래프는 어떤 데이터의 분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림 속 정보를 정확하게 인식한 것이다. 이 그래프를 코딩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묻자, 파이썬 코드를 생성하고 코드 속 매개변수에 대해 설명해줬다.

이는 네이버 자체 LLM인 하이퍼클로바X가 멀티모달 LLM으로 고도화된 결과물이다. 하이퍼클로바 X 비전(HCX Vision)은 다양한 시각 및 언어 데이터를 사용해 추가 학습을 진행하며,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여러 시나리오에 맞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네이버가 보유 중인 OCR 기술을 접목시켜 다양한 상황에서 시각과 언어 이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클로바X를 수학 문제도 풀 수 있는 '나만의 선생님'으로 삼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대한민국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 총 1480개 문항을 AI 모델에 이미지 형태로 입력하고 문제를 풀게 했는데, 클로바X는 84%의 정답률을 보였다. 이는 오픈AI의 최신 모델 챗GPT-4(78%)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정답을 맞추는 비율은 높지만, 틀리는 경우도 있다. 너무 어려운 수학 문제나 계산이 다소 복잡해지면 완벽하게 풀어내진 못했다.

지난 4일 진행된 2025년도 고3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의 4점 문제를 풀게 했는데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 챗GPT 등 다른 챗봇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AI가 코딩을 기반으로 정답을 생성해내는 데 이미지에서 얻은 데이터로는 고3 수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딩 문제는 쉽게 풀어냈다. 코딩 테스트의 대표적인 알고리즘 문제를 이미지로 입력하자 빠른 속도로 답변을 제공했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