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신축아파트 ‘독성 곰팡이’…母 눈물 “난생처음 ‘폐렴’ 걸려”

권준영 2024. 9. 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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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입주민 女 “‘거대한 벽’ 건설사 상대로 제가 저희 집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시공사 공개 저격 “제가 연락 피하고 있다는 소리를…기사 나와도 꿈쩍없는 참으로 대단한 기업”
“두 아이, 두 번이나 폐렴으로 입원치료 받아…둘째 아이는 급성후두염까지”
시공사 측, 곰팡이 인정하면서도 반박…“보수 조치하려 했으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악성 민원과 관련해선 하자심사 결과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 날 세우기도
<디지털타임스 DB,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아파트의 '독성 곰팡이' 파문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피해 입주민 여성 A씨는 "거대한 벽과 같은 건설사를 상대로 개인인 제가 저희 집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널리 알리고 퍼뜨리는 것 밖에 없다. 실제로 건설사에서 협의하는 와중에 저에게 직접 언론사에 제보하라고도 했다"면서 "내용증명을 보내도 (건설사 측에선) 답이 없으며 오히려 제가 연락을 피하고 있다는 소릴 했다던데…기사가 나와도 꿈쩍없는 참으로 대단한 기업"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8일 부동산 업계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신축아파트 '독성 곰팡이'로 인해 아이들과 떠돌이 생활 중입니다…!"라는 제하의 글이 최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무려 15만4252 조회수를 얻으며 '톡커들의 선택 랭킹' 카테고리에 배치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A씨는 "네이트 판에 글 쓰는 분들이 저와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디를 찾고 글을 쓰셨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며 "첫 '내 집 마련'에 부푼 꿈을 안고 입주해 집안 곳곳 제 손길이 안 간 곳이 없는 이 집이 이제는 매일매일 저와 아이들에게 악몽 같은 나날들을 선물하고 있다. 저희 가족을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희 가족은 작년 11월 신축아파트에 입주해 지난 1월부터 5번이나 누수에 의한 곰팡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세 번이나 보수(공사)를 받았지만 두 차례 추가로 발생됐고 이 기간 동안 아이들이 말도 안 되게 너무 아팠다"고 주장했다. A씨는 "3개월이 안 되는 기간에 두 아이는 두 번이나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둘째 아이는 급성후두염까지 두 차례나 왔었다. 저 또한 난생처음 폐렴에 걸렸었다"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아이들 놀이방 바닥(4차 곰팡이) 사건 전 근 한 달 간은 아이들이 너무 자주 아파서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렇게 아플까, 잠이 부족했나, 식사영양이 부족했나, 과자를 너무 많이 먹였나, 영양제를 안 챙겨먹었나, 놀이터를 너무 자주 나갔나 아니면 내가 모유수유를 안 해서 그런 걸까, 유치원을 옮겨서 그런 건가, 아이들 기관을 관둘까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다 하면서 지내왔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러다가 아이들 놀이방 바닥에 가득한 곰팡이를 봤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거 같았다. 펑펑 울면서 곰팡이를 닦아냈고 그 뒤로 방을 봉쇄했다"면서 "정말 한 달 동안 컨디션 올린다고 아이들과 등·하원 외에는 외출도 거의 안 하고 집에서만 놀게 했는데 또 곰팡이 속에서 놀게 했구나 한약은 물론 침 치료까지 받게 했는데 곰팡이라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마지막 5차 곰팡이 피해 발생 당시에는 첫째 아이 등에 원인 미상의 두드러기가 심하게 나온 상태로 집안 곳곳을 둘러보다가 아이들 자는 방 침대 바로 윗벽에서 또 곰팡이를 발견했다"며 "그 뒤로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에어비앤비, 친구집, 친정집을 전전하다가 장기화되는 상황으로 지금은 친정집에서 머무르고 있다. 아이 등·하원만 왕복 두 시간"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그는 "아이들 하원하면 집이 지척인데 들어가지 못하고 차를 끌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친정으로 가야 한다"면서 "첫째 아이는 말합니다. '엄마 OO 친구는 너무 좋겠다. 집에 곰팡이가 없어서'…억장이 무너져 내린다"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A씨는 '독성 곰팡이' 파문을 부른 건설사를 겨냥해 "이런 지경이 돼도 건설사에 대응은 상당히 미온적으로 제가 직접 원인을 찾아내기 시작했고 곰팡이 전문업체를 불러 진단한 결과 아이들 방, 거실창 밑 곰팡이 부위에 독성 곰팡이가 무려 2종이나 검출됐다"며 "이 독성 곰팡이는 웬만한 가정집에서는 서식하지 않는다고 하며, 건장한 성인에게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를 증거로 건설사에 2차로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무런 대응이 없다"면서 "또한 보수 조치를 해주려고 했지만 제가 연락을 피한다고 하는 상황이다. 연락조차 없었을 뿐더러 제가 연락을 피할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끝으로 A씨는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되지 않으면 누수와 곰팡이는 또 재발이 될 것이고 아이들이 더 이상 아프게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힘없는 저희로서는 이렇게 글을 쓰는 방법밖에 없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글을 끝맺었다.건설업계에 따르면, '독성 곰팡이' 파문이 제기된 신축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사용승인을 받고 입주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11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해당 논란에 대해 시공사 측은 "특정 세대에서 시공 하자로 상부층의 급탕 배관 밸브가 각각 다른 지점에서 세 차례 풀렸고 온수가 아래층으로 새면서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자를 인정하고 보수 조치를 하려고 했으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악성 민원과 관련해서는 하자심사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들은 시공사의 부실한 보수 처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상 범위에 대해 이견이 있다"는 시공사 측은 "거실 내부에서도 곰팡이가 확인되면 이사 비용과 숙박비용, 방역조치에 나설 것을 제시했지만 합의가 원활하지 않다. 합의가 불가할 경우 국토교통부 하자분쟁조정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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