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세영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하태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4. 9. 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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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4년 8월 5일은 ‘대한민국 스포츠 선수 인권선언일’이다. 혁명의 나라 프랑스 파리에서 우승 직후 선언했다. ‘나는 노예가 아니다!’ 복종·종속·왕의 자리에 대신 인간·존엄·자유·평등이 들어왔다. 헌법 이념이다.

배드민턴협회장은 3년 동안 기부금 없이 감투만 썼다. 안세영은 협회를 먹여 살리는 소녀가장이었다. 바닥에 꿇어앉아 우는 눈물의 의미를 몰랐다. 대한민국을 위해 우는 줄 알았다.

안세영은 헌법 제10조 때문에 울었다. 너무 서러워. 이것이 대한민국 딸이다.

협회는 군림했다. 선수를 지원하는 협회가 아니었다. “1100만 원 들여 한의사를 파리로 파견했다.” 국가대표를 보호하는 돈이었다. 선수 생명을 지키는 그런 돈이었다.

테니스 스타를 본다. 부와 명예를 위해 뛴다. 배드민턴은 코트가 작아 다르다. 그러나 인도 선수는 배드민턴으로 1년에 90억 원을 번다. 안세영은 나라가 작은 한국 사람이다. 안세영의 조국은 협회를 먹여 살리고 선배를 챙겨야 한다.

헌법 제10조는 안세영에게 말한다. 노예 규정은 헌법에 반한다. 위계질서는 헌법 이념이 아니다. 권위주의는 헌법 정신이 아니다. 인간 존엄은 안세영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헌법 제10조는 인간 존엄을 선언한다.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 이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국가기관의 의무이다. 모든 국민은 행복추구권이 있다.

안세영은 빨래하려고 국가대표가 된 것이 아니다. 기량을 발휘하고 국민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 운동선수로 성공하고 평생 동안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배드민턴 하나만 잘해도 되는 삶을 생각했다. 배드민턴으로 인생을 배웠다.

인간 존엄은 모든 선수에게 적용된다. 국가는 이것이 스포츠 영역에서 지켜지도록 지원하고 관리·감독을 한다. 모든 국가기관의 의무다. 정부·국회·법원·감사원·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리위원회도 해당한다.

안세영을 배드민턴 소녀가장에서 구해야 한다. 모든 국가기관의 역할이다. 안세영은 헌법 제10조를 호소하고 있다. 안세영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안세영은 눈물을 참아 온 22살 대한민국의 딸이다.

대한민국 배드민턴협회는 해산하라. 새롭게 조직을 구성하라. 그래야 비인기 종목이 인기 종목으로 바뀐다. 전국에 배드민턴 애호가들의 마음이다.

안세영에게 전한다. 더 이상 혼자 울지 마라. 더 이상 테이프 감지 마라. 아프면 시합하지 마라. 헌법 제10조가 너에게 주는 말이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분야 여자 단식 1인자다. 전 세계의 위대한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인간 존엄은 협회가 아니고 울고 있는 너를 보호한다. 정부·국회·법원·감사원·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도 네 편이다. 국가는 약자의 인권을 보호한다. 배드민턴협회장이 아니고 새장이 갇힌 새를 보호한다.

국민은 금메달이 아니라 분노하는 용기에 금메달의 가치를 새긴다. ‘대한민국 스포츠 선수 권리장전’으로 읽는다.

오늘 밤도 별이 빛난다. 소설가 나림 이병주 선생은 ‘장엄한 아침은 온다’고 ‘망명의 늪’(한국문학, 1976)에서 말했다. 갑질 기업 소설이다. 지금부터 48년 전이다. 안세영이 참은 7년도 이 기간에 포함된다.

안세영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안세영은 도덕군자가 아니다. 인간 존엄을 호소한 상처 받은 사람이다. 대한민국 딸이다. 세계 배드민턴 흐름을 바꾼 스포츠 슈퍼스타다. 안세영은 스포츠 문화를 바꾼 혁명가이다.

“태양에 물 들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 들면 신화가 된다.” 소설가 이병주의 말이다. 안세영에게 어울리는 문장이다. 오늘의 눈물은 곧 ‘선수 인권 장전’이 된다. ‘안세영 권리장전’이다.


지각 있는 국민이라면, 안세영은 혁명의 나라 프랑스 파리에서 헌법 제10조 인간 존엄을 당당하게 외친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어쨌든 멋진 대한민국 딸이다. 안세영이 인간 존엄을 현장에서 내리꽂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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