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큰 위로를 주는 존재, 서로의 애착 인형. 그룹 오마이걸(OH MY GIRL)이 10년차에도 여전히 뜨거운 애정과 진심을 드러냈다. 따로 또 같이, 개인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오마이걸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작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서로에게 세심히 귀를 기울이고, 눈을 맞추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 이들의 진득한 관계성과 오마이걸 멤버로서의 자긍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지난달 26일 1년 1개월 만에 미니 10집 앨범 ‘Dreamy Resonance’로 돌아온 오마이걸. 몽환적인 울림, 공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앨범명은 지난 2021년 발매된 미니 8집 앨범 ‘Dear OHMYGIRL’의 수록곡 ‘나의 인형 (안녕, 꿈에서 놀아)’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오마이걸만의 몽환적인 콘셉트의 정수를 담았다. 어릴 적부터 나의 곁에서 늘 함께한 애착인형처럼,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오마이걸의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
타이틀곡 ‘Classified(클래시파이드)’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팝 댄스곡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신스의 신선한 조합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담고 있다. ‘나의 인형 (안녕, 꿈에서 놀아)’의 답가 형식의 가사로, 나쁜 꿈을 꾸지 않게 밤새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인형이 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하 일문일답.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오마이걸을 대표하는 콘셉트가 ‘청순+발랄’과 ‘몽환+아련’이지 않나.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이번 콘셉트를 두고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A. 효정 : 지난해부터 우리의 노선을 두고 많은 해왔다. 다양한 콘셉트를 해왔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 ‘던던댄스’ ‘돌핀’ ‘살짝 설렜어’ ‘번지’ 등이고 또 그런 것을 기대해주시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었다. 실제로도 곡 수집할 때 밝은 곡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더라. 하지만 미라클(팬덤)이 몽환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멤버들의 생각도 같았다. 우리 역시 몽환은 오마이걸 정체성의 일부라고 생각하니까. 지난해에는 ‘여름이 들려’로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이번에는 몽환+서정+아련에서 완전하게 어둡진 않은 곡으로 선택했다. 대중들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팬 분들이 보고 싶어 했던 콘셉트이기도 하고 동시에 대중이 좋아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들어가 있는 것 같다.
Q. 타이틀곡 ‘Classified(클래시파이드)’의 첫인상은 어땠나.
A. 효정 : 인트로가 강력하게 인상에 남았다. 피아노 선율과 세션의 어우러짐이 편안하게 들렸고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몽환과 아련이 잘 맞다고 생각했다. 곡 전개가 지루하지 않았고 후렴에서 에너지가 나오면서 ‘오마이걸스럽다’ 싶었다. 몽환적이고 아련하면서도 에너지가 있는 곡이라 한 번 듣고도 생각나는 곡이었다. 나도 계속 듣고 싶은 곡이어서 많은 분이 계속 듣고 싶어하는 곡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Q. 타이틀곡 가사에 미미가 참여했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A. 미미 : 랩 파트 작사를 맡았다. 전체적으로 추억을 회상하고 어떤 대상을 소중히 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더라. 미라클이 이 가사를 봤을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밌고, 추억도 돋으면서, 숨은그림찾기처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오마이걸 수록곡에 있던 제목들을 가사에 숨겨뒀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작사하는데 오래 걸렸다. 브릿지 랩에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힘듦을 ‘심해를 항해 중’으로 표현했다. 모두가 언제든 헤맬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며 담아봤다.
Q.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A. 유빈 : ‘위로’에 중점을 두고 스토리 라인을 정했다. 어릴 때 애착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나. 인형이 될 수도 있고 책이 될 수도 있고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대상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는 추억이 있지 않나. 우리가 그 위로의 대상이 되고 싶었고 상징물인 인형으로 변신했다. 어릴 때 위로를 받았던 것들을 음악으로 청취자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타이틀곡에도 그런 메시지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는데 작사가님이 훨씬 섬세하고 풍부한 가사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했다. Q. 오마이걸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것들은 무엇인가. A. 유아 : 사람들. 사람을 굉장히 좋아한다.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지금 이 인터뷰를 하는 시간도 기쁘다. 힘든 것도 기쁨으로 바뀌고 우울했던 것들도 해결되더라. 특히 멤버들에게도 많이 느낀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멤버들과의 우정이 더 돈독해진 것 같다. 가장 크게 위로를 주는 존재는 멤버들인 것 같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너무 고맙다. 고마워 얘들아. 효정 : 나 역시 당연히 멤버들이기도 한데 음악으로도 위로를 받는다. 우리 음악으로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했던 것도 혼자 시간을 가지는 분들이 그 시간을 견뎌냈을 때 도움이 되는 음악이 됐으면 했다. 우리의 음악이 혼자 계신 분들, 힘듦을 이겨내야 하는 분들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들을 수 있는 위로가 되기 바란다. 유빈 : 팬분들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단체 생활을 1년 만에 하게 됐는데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고충이 있고 힘듦이 있을 수 있는데 힘들 때마다 소통 어플에 들어가서 팬 분들과 나눴던 지난 대화들을 보면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있구나’ 생각이 들더라. 이번 앨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확실하게 전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Q. 힘들 때마다 오마이걸이 스스로를 지킨 방법은. A. 미미 :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 내일도 오늘처럼 사는 것. 삶의 모토다. 꾸준하게 살려고 하는 것 같다. 효정 :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많이 받는 직업일 뿐이니까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듦을 느낀 적은 없다. 많이들 걱정해주시지만 나도 평범한 서른한 살,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를 잘하니까 노래를 선택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직업을 특별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게 나만의 방법이었던 것 같다. 승희 : 온오프를 확실하게 뒀다. 오프 때는 확실히 끄고, 세상과 단절하니까 살겠더라. 할 때는 확실히 하고 끌 때는 완전히 신경을 쓰지 않고 단절하는 것을 활동하면서 알게 됐다. 쉴 때는 집순이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유화 색칠’만 계속 한다. 한 번 하면 7시간 동안 하기도 하는데 5년 동안 해왔다. 생일 때 팬 분들에게 선물로 보내드리기도 하고.
Q. 2025년 4월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유빈 : 10년차에도 활동할 수 있게끔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팬 분들에게 감사하다. 멤버들도 팀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다. 팀이 나아갈 방향성이나 음악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감사하게도 기회가 되어서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Q.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돌아보며 오마이걸의 정체성을 담은 곡을 꼽자면. A. 유아 : ‘윈디데이’를 정말 좋아한다. 밝고 에너지도 있으면서 서정적인 가사 표현도 있다. 독특하고 유니크함이 너무 매력있다고 생각한다. 오마이걸이라서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이런 곡을 해보고 싶다. 미미 : ‘비밀정원’. 무대를 하면서 우리도 위로를 많이 받은 곡이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고, 앞으로 열심히 해나가자는 힘을 많이 받아서 기억에 남는다. 승희 : ‘불꽃놀이’.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유일하게 감정이 섞인 ‘기쁨이’ 같은 곡이다. 픽사에서 해석하기를 기쁨이에게는 슬픔과 기쁨이 공존한다고 하더라. ‘불꽃놀이’가 딱 그런 노래 같다. ‘오마이걸 음악은 기쁨이 같다’고 불렸으면 좋겠다. Q. 아직 조금 이르긴 하지만 준비 중인 10주년 기념행사가 있는지. A. 유빈 :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부터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팬 분들과 만나는 시간을 다양한 콘텐츠와 공연으로 만나려고 회사와 추진 중이다. 최대한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려고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W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