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제2의 쿠팡을 기다리며
쿠팡은 이제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중추로 성장했다.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을 강타한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 대적할 유일한 토종 기업으로도 평가받는다. 현재 주가 약세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 수준이지만 과거를 아는 입장에선 놀라울 뿐이다.
#. "소셜커머스 사이트들 때문에 '도매금' 취급 당할까 걱정입니다." 정확히 13년 전 유통 담당기자일 때 썼던 칼럼의 첫 문장이다. 태동기 소셜커머스의 소비자 피해 문제에 대한 오픈마켓 관계자의 답이었다. 당시 이커머스 시장은 G마켓, 옥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이 주류였다. 한마디로 '깜도 안 되는 곳들과 비교하지 말라'는 오픈마켓의 오만이 깔려 있었다. 그때 소셜커머스는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그루폰이 있었다. 유통산업의 미운 오리새끼였던 소셜커머스는 백조로 화려하게 거듭났다. 한 축이 될 거라고는 믿었지만 이커머스의 핵심이 될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 못했다. 무엇이 10여년 만에 유통산업 지형을 이토록 바꿀 수 있었을까. 그 잘나가던 G마켓과 옥션은 쿠팡에 밀려 이마트에 흡수돼 충격을 줬다.
#. 2010년대 초반 등장한 소셜커머스는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공동구매(공구) 형식을 기반으로 한 상거래 모델이다. 그래서 구매자가 많을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였다. 티몬이 가장 먼저 등장했고, 그 뒤를 이어 쿠팡과 위메프가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동네 식당이나 미용실, 공연 정도가 상품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중화가 이끈 모바일 혁신은 소셜커머스를 일약 산업의 한 축으로 올려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셜커머스의 인기도 시들어갔다. 소비자들은 일정 기간 안에 공동구매가 성사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불편해했다. 한계를 느낀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다양한 상품군과 더 나은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이커머스로의 전환을 꾀했다. 특히 쿠팡이 가장 빨리 이커머스로 전환해 큰 성공을 거뒀다. 2014년 도입한 '로켓배송'은 온라인 쇼핑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당일 또는 익일 배송 보장은 소비자의 충성도를 확보했다. 물론 로켓배송을 안착시키다 오랫동안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 사실 소셜커머스 초기에는 티몬이 쿠팡을 제치고 업계 1위였다. 도토리 키재기였지만 쿠팡은 티몬을 이상하게도 넘지 못했다. 지금은 믿기 힘든 이야기다. 티몬을 이끌던 신현상 대표와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늘 비교대상이었다. 당시에는 신 대표가 업계를 넘어 유통산업의 미래 리더로 더 부각됐다. 흑자도 먼저 내고, 성장률도 앞서니 그런 평판은 당연했다. 반면 김 대표는 무리한 투자에 집중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쿠팡이었다. 해외 상장, 인공지능(AI)과 물류 자동화, 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유통혁신의 큰 그림을 그때는 간파하지 못했다. 단기 성과에 연연했던 티몬과 위메프는 완전히 경쟁에서 밀려 이제는 신문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신세다. 이커머스 산업이 또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설렐 정도다.
cgapc@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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