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멀스멀 `R의 공포`…엔비디아 100달러 코앞

김남석 2024. 9. 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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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美 PMI 발표후 9.5% ↓
경기침체 추가 확인땐 난망
[연합뉴스 제공]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종목 하나의 주가 변동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는 물론 해외 AI와 인공지능 관련 기업, 크게는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면서다. 최근 한 달간 엔비디아 주가가 30% 가까이 위아래로 움직이고,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100달러 붕괴' 여부에 투자자의 이목이 쏠린다.

8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엔비디아 주가는 120.98달러에서 102.83달러까지 내려왔다. 미국 제조업황 부진에 이어 노동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지표가 발표되자 '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가 뉴욕증시 전반을 덮쳤다.

지난 3일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8월 미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발표 이후 9.5% 급락한 엔비디아 주가는 6일 비농업 일자리 발표 이후 4% 이상 또 한번 떨어졌다.

부진한 제조업 업황 지표가 경기 침체 우려에 다시 불을 붙인 뒤, 고용관련 지표가 시장에 확신을 줬다는 평가다.

지난달 5일 7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던 주가가 한 달새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한번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주 엔비디아를 필두로 뉴욕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나스닥지수는 5.77% 내렸다. 지난 2022년 이후 최악의 한주였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최악의 주간 수익률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 가까이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도 뉴욕증시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증시 흐름이 지난달 '블랙먼데이'를 앞둔 것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랙먼데이 전주 엔비디아 주가는 117달러에서 107달러까지 한 차례 큰 낙폭을 보인 바 있다.

9월이 주식시장에서 계절적 약세를 보이는 기간이라는 점도 엔비디아의 약세 전망 요인으로 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미국 주식과 퀀트 수석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이 같은 장에서는 영웅이 될 필요가 없다며 안전한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변수다. 해당 지표에서도 경기 침체 흐름이 확인될 경우, 엔비디아 역시 주가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도 엔비디아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은 107억7495만달러(약 14조4330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엔비디아 주가 상승 랠리에 연초 43억달러 수준이었던 보관금액은 7월 131억7951만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변했다. 엔비디아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1일 110억9565만달러로 내려왔고, 한 달새 3억달러 이상 더 빠졌다.

다만 최근 약세에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이 집계한 60명의 애널리스트 엔비디아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148.51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현 주가에서 40%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60명 중 56명은 엔비디아 주식의 매수를 권고하고 있고, 4명은 중립 의견을 내놨다. 매도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성장 가속도, 블랙웰 지연 등에 따라 단기적으론 엔비디아 주가가 부침을 겪을 것"이라며 "대선이 있는 해의 9월이 전통적으로 힘든 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 민감한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에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 조정 국면 이후 반등 가능성은 높게 봤다. 그는 "4분기 지연된 블랙웰 판매가 시작되고 꾸준한 성장세를 증명하면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며 "약간의 눈높이 조정은 필요하겠지만 지금의 주가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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