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같은 19세 … 유현조 '메이저 퀸'
3번 우드로 정교한 코스 공략
초반 연속 보기로 흔들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
KLPGA 시즌 첫 신인 챔피언
우승상금 2억1600만원 받아
데뷔 첫해에 1승 이상을 차지하는 선수들 이름 뒤에 붙는 특별한 수식어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슈퍼 루키의 계보를 이어갈 특별한 주인공이 탄생했다.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유현조(19·삼천리)다. 2024시즌 첫 신인 챔피언이 된 유현조는 어머니와 함께 포옹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유현조는 8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유현조는 단독 2위 성유진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메이저 대회에서 맛본 그는 우승 상금으로 2억1600만원을 받았다.
국가대표 출신인 유현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실력자다. 프로 무대에서도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을 시작으로 롯데 오픈, 더헤븐 마스터즈, 한화 클래식에서 톱10에 들며 상금랭킹 28위,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 24위를 달리고 있다. 신인상 포인트 경쟁에서는 1256점을 따내며 2위 이동은에게 523점 앞선 압도적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유현조는 만족하지 않았다. 올해 최우선 목표로 잡았던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몰두했다.
경험치를 쌓으며 KLPGA 투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유현조는 올 시즌 19번째 출전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결과는 우승이었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유현조가 8번홀까지 2타를 잃었을 때만 해도 첫 우승은 다음으로 미뤄지는 듯했다. 그러나 어렵게 기회를 잡은 유현조는 포기하지 않았다. 9번홀 첫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그는 11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경쟁에 다시 합류했다. 13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해 단독 선두가 된 유현조의 마무리는 완벽했다. 17번홀에서 약 1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유현조는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는 게 아직까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얼떨떨하다. 8번홀까지 2타를 잃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던 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는 데 그린 적중률이 83.75%에 달한 유현조의 정교한 아이언샷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현조를 지도하는 권기택 삼천리 골프단 감독은 "하반기를 앞두고 아이언샷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백스윙을 간결하게 교정했다. 백스윙이 뒤로 넘어가면서 체중이 오른발에 남는 좋지 않은 습관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백스윙 크기가 작아지면서 체중 이동이 원활하게 돼 컨택트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대표 장타자 중 한 명인 유현조가 무조건 드라이버가 아닌 3번 우드를 선택한 영리한 티샷 공략도 우승 원동력 중 하나다. 권 감독은 "유현조는 반드시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는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다. 버디와 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유현조 전략이 완벽하게 통했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유현조는 부모님과 메인 스폰서 삼천리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성적에 관계없이 언제나 응원해준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승하면 아버지께 시계를 선물하기로 했는데 드디어 약속을 지키게 됐다. 또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님과 모든 관계자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성유진은 11언더파 277타로 2위, 윤이나는 10언더파 278타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소현·김수지·김재희는 공동 4위, 김효주는 공동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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