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주겠다"...'색깔' 입히기 돌입한 홍명보호, 팔레스타인전과는 다를까[오!쎈 무스카트]
[OSEN=무스카트(오만), 고성환 기자] "조금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팔레스타인전과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오만전을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상대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이었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으나 충격적인 결과였다.
대표팀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오만으로 이동했다. 홍명보호는 현지 시각으로 7일 오후 12시경 무스카트 공항을 통해 오만 땅을 밟았다. 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약 15시간 만이었다.
이제 오만을 상대로는 반드시 첫 승리를 따내야 하는 홍명보호. 안 그래도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승리를 통한 분위기 전환이 절실하다.
오만에 입성한 대표팀은 숨 돌릴 틈도 없이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단은 숙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뒤 현지 시각으로 7일 오후 6시부터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이번 경기는 팔레스타인전과 조금 다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선 다소 안정적인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최초 발탁인 황문기를 제외하면 포메이션부터 선수까지 모두 익숙한 형태였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단 하루 발을 맞춘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오만전에선) 변화가 조금 있을 거다. 줘야 할 것 같다"라며 "선수단은 몇 년 동안 같이 했고, 난 이제 훈련을 하루 같이 했다. 선수들이 잘해왔던 걸 잘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전반엔 모습이 잘 나오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전반보다는 후반 경기력이 더 좋았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민규를 빼고 오세훈을 투입하며 최전방에 변화를 줬고, 잠시 후 이재성 대신 황희찬을 넣으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후 황문기와 설영우를 불러들이고 황재원, 이명재를 투입하며 좌우 측면 수비에도 변화를 줬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에 변화를 준 게 어느 정도 잘 이어졌다. 남은 이틀간 잘 수정해서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내려선다고 하면 우리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남은 시간 그런 훈련을 하려 한다. 팔레스타인은 시간이 부족했다. 후반에 좋아진 부분을 유지하면서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오만전에선 홍명보 감독의 색깔이 조금은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팔레스타인전을 되돌아보며 "전반에는 다들 공을 받으러 내려오다 보니까 전방 숫자가 부족했다. 선수들이 공을 소유하는 가장 큰 목적이 뭔지 조금 더 알면 좋겠다. 바로 우리가 얼만큼 원하는 형태의 경기를 하느냐, 얼마나 의도대로 만들어 가느냐다"라며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기만 해서는 밀집 수비를 깨기 힘들다. 빠른 반대 전환 없이는 뚫기 어렵다. 그러다 보면 역습 한 방에 당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위에서 공격적인 패스와 움직임을 원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 이날 훈련에서도 선수들은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의 지휘 아래 포지셔닝 및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약속된 움직임에 맞춰 패스를 주고받고 슈팅까지 가져가면서 홍명보 감독의 축구를 조금씩 익히는 모습이었다.
한편 체력적인 부담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주장 손흥민만 봐도 1일 영국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치르고 3일에야 한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5일 팔레스타인전 풀타임을 소화한 뒤 오만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치렀다. 몸 상태가 정상일 리 없다.
홍명보 감독 역시 손흥민과 이강인이 원래는 기회를 놓치는 선수가 아니라며 해외파 선수들의 어려움을 짚었다. 그는 "체력 관리나 시차 적응이 굉장히 힘들다. 팔레스타인전도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이번엔 전체적으로 지난 경기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엔 똘똘 뭉쳐 이겨내야 하는 홍명보호다. 홍명보 감독은 "응집력, 결속력이 가장 중요하다. 주변 환경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 지난 경기의 경기장 분위기나 흐름, 선수들 생각이 다음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다"라면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감독 역할이다. 선수들도 경기에만 집중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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