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큰 손 여행객 집중…160배 고부가가치 럭셔리 관광 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럭셔리 관광' 콘텐츠 발굴과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관광공사는 서울 '한국의 집'에서 글로벌 럭셔리 관광 네트워크인 버츄오소(Virtuoso) 등 외국 주요 럭셔리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B2B 상담회인 '트래블마트'를 열었다.
관광공사가 '럭셔리 관광'만을 위한 관광박람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 참여한 외국 여행사들은 K-컬처 등으로 더욱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방한 여행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럭셔리 관광상품을 찾았다.
특히 이번에 방한한 럭셔리 관광 파트너사들은 9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문체부 주관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중심으로 '아트 관광' 팸투어에도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화랑협회가 여는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을 비롯해 광주와 부산비엔날레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 행사를 방문하고 해외 아트 콜렉터 등을 위한 전용 방한관광상품 개발에 나섰다.
아울러 지역에 숨겨진 보석같은 문화예술 관광명소인 서울 공예박물관, 백인제 가옥, 부산 범어사, 해동 용궁사, 대구 사유원 등을 방문했다. 불교 문화에 관심있는 이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문화도 체험하고 제주만의 독특한 해녀문화도 살펴봤다. 럭셔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5성급 이상 호텔 답사도 마쳤다.
'트래블마트'에 참석한 해외에서 온 바이어들은 대체로 한국 관광에 대한 럭셔리 관광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다만 럭셔리 관광 인프라 개선과 콘텐츠 발굴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북미 지역 등에서도 일본 관광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지만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어서 지금의 기회를 살려야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내에서 영어 강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스틴 앤티도미 켄싱턴 투어즈 디렉터는 "북미 고객들은 일본을 방문하면서 가까운 한국도 관광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일본은 이미 오버 투어리즘이 문제되고 있어 한국관광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고 인기가 높아지는 게 눈에 띄는 변화다"라고 설명했다.
저스틴 매니저는 "특히 K-컬처, K-팝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들이 한국에 가보고 싶어해서 그들의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며 "K-컬처가 K-관광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진 점이 분명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문화나 자연 모두 매력적이고 안전해서 관광지로서 모든 걸 갖췄는데 아직 그런 부분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다"라며 "그런 점에서 홍보가 더 필요하고 차별점을 갖는 부분을 강조해서 한국 관광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에 킴 버츄오소 매니저는 "외국 관광객들은 익숙한 고급 호텔 브랜드 체인도 선호하지만 한국만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며 "한옥으로 만든 고급 시설이 인기가 높고 특히 서비스면에서 고급 수요에 맞는 콘텐츠도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에 매니저는 "특히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북미 지역에서 꽤 먼 곳인 한국에 오는 관광객들은 기대하는 수준이 있어서 그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위해 관광공사는 서울시, 부산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 등 여러 지자체나 지역관광공사와 협력을 통해 지역의 고급관광 코스개발에 나섰다. 이번에 초청된 럭셔리 여행 전문 컨설턴트와 예술 전문 여행사 관계자 등은 아직 발굴되지 못한 국내 곳곳의 고부가 럭셔리 관광코스를 살펴보고 고급 관광객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럭셔리 관광은 최근 관광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2032년까지 글로벌 럭셔리 관광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8.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엔드급 럭셔리 관광객의 관광 지출액은 최대 일반 관광객의 160배를 기록할 정도로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문화예술과 건축 그리고 미식 등 분야별로 고급 수요를 찾고 확산시킬 수 있어 국내의 고급 관광자원을 외국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하는 셈이다.
럭셔리 관광객들의 특징은 프라이빗하고 한적한 여행이면서도 동시에 독특한 체험을 원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특별한 코스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북적이는 호텔보다는 지역에 자리잡은 고택 등 자연과 함께하는 동양적 매력을 풍기는 고급숙소가 선호된다.
이에 대해 김준혁 킴스 M&T 이사는 "안동이나 경주, 전주에 외국인 관광객을 모셔가도 고급 인프라가 부족한 면이 있다. 숙소나 교통편이 아직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럭셔리 관광객은 1박에 충분히 수십만원 이상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분들인데 그런 곳들을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 인프라가 준비되면 관광객을 모셔 가는건 오히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관광공사는 해외 주요 럭셔리 관광박람회에 참가해 한국관을 운영했을 뿐 아니라 이번 트래블마트 같은 국내 초청 행사도 앞으로 계속 개최할 예정이다.
정선희 관광공사 국제마케팅지원실장은 "럭셔리 관광객은 일반 관광객에 비해 최소 5배에서 많게는 160배까지 지출 규모가 클 정도로 럭셔리 관광시장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며 "국내 럭셔리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업계 모두가 힘들 모아야 할 때이며, 공사는 앞으로 한국관광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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