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사과하라는 의사들, 협의체 참여가 우선이다 [사설]

2024. 9.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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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2026학년도 정원부터는 원점에서 보겠다"고 했지만, 상당수 의사들은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경기도의사회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대화에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하고, 보건복지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야가 의료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하자"고 했으니, 의사들도 협의체에 참여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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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2026학년도 정원부터는 원점에서 보겠다"고 했지만, 상당수 의사들은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대통령 사과나 장차관 경질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경기도의사회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대화에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하고, 보건복지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대한의사협회의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난 3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똑같은 요구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 의료 현장은 대통령 사과를 놓고 다투면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응급실이 특히 그렇다. 전국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1년 전에 비해 27%나 줄었다. 정부가 중증응급환자를 체계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지정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자료를 받아보니 43%나 의사가 감소했다고 한다. 이렇게 된 건 응급실을 지키던 전공의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이 남아 응급실을 지키고 있으나, 탈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도 한마음으로 전공의 복귀를 소망하고 있다. 대통령 사과나 장차관 경질이 국민의 소망보다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야가 의료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하자"고 했으니, 의사들도 협의체에 참여하는 게 옳다.

정부도 의사들이 협의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무총리실은 7일 "정부안(2000명 증원)과 다른 의견이 있다면 의료인 수요 추계를 제시해야 재논의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좀 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원점 재검토'는 백지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단 정부와 여야, 의사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머리부터 맞대는 게 중요하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수시 원서 접수가 9일 시작돼 되돌릴 수 없다고 해도, 2026학년도 정원부터는 어떻게 해서든 대타협을 이룬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사들도 협의체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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