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시평] 지속가능성 정보공시 의무화 시급한 이유

2024. 9.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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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30일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공개 초안을 발표했다.

환경 관련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은 기업이 물리적 위험(태풍, 호우, 해수면과 기온 상승)과 전환 위험(무탄소 이행 규제 비용)에 대해 (1)전략을 세우고 (2)위험과 기회를 식별해 (3)지표와 목표를 관리하는 (4)거버넌스를 구축해 (5)투자자에게 공시를 요구한다.

이에 필수적인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 특히 환경 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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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글로벌 투자기관까지 관심
기후위협 대응은 세계적 대세
ESG공시는 국가·기업 경쟁력
정부는 이행 로드맵 제시하고
기업 법적부담 덜도록 지원을

올해 4월 30일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공개 초안을 발표했다.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접수한 의견서는 총 256건(기업 111건, 학계 59건, 투자자 38건, 경제단체 10건, 정부부처 2건, 기타 28건)이다. 뜨거운 관심이다.

이례적으로 글로벌 투자기관 17개사(7%)가 의견을 보냈다. 2200조원을 운용하며 한국 511개 회사에 27조원을 투자하는 노르웨이국부펀드(NBIM), 한국 시장에 10조원 이상 투자한 네덜란드연기금(APG)과 캐나다연기금(CPPIB)도 참여했다. 도도한 세계적 추세다.

지난주 부산 세계기후산업박람회에서 만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작년 9월 유엔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재생에너지 외 원전과 수소 포함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 활용' 방안을 지지했다. 에너지안보와 기후위기는 한국의 새 성장 기회이자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발판이다.

환경 관련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은 기업이 물리적 위험(태풍, 호우, 해수면과 기온 상승)과 전환 위험(무탄소 이행 규제 비용)에 대해 (1)전략을 세우고 (2)위험과 기회를 식별해 (3)지표와 목표를 관리하는 (4)거버넌스를 구축해 (5)투자자에게 공시를 요구한다. 산불로 보험사가 문을 닫고, 폭풍 조업 중단으로 조 단위 피해가 생긴다. 투자 관련 위험과 기회 공개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2031~2049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없는 탄소중립기본법이 헌법 불합치라는 8월 29일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자. 국가는 (1)전략을 수립해 (2)에너지안보와 기후위기의 위험과 기회를 식별하고 (3)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 관리지침을 마련하는 (4)거버넌스를 구축하고 (5)이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깨끗한 환경권은 기본적 인권이자 국가 신성장동력이며, 미래 국제 경쟁력의 핵심이다. 미래세대에게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지금 행동하라는 국민의 요구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긴급한 위험이다. 글로벌 피구세(Pigouvian tax) 같은 이론적 해법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고, 환경 운동을 통한 행동 변화 촉구도 더디다.

그래서 (기관)투자자의 자원 배분이란 시장 접근법, 국가적 전환-녹색금융 해법이 등장했다. 이에 필수적인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 특히 환경 공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할 기초다.

일각에서는 환경문제는 진보의 의제이며 보수 정부가 추진할 문제가 아니라며 정치 의제화한다. 그러나 시민운동 차원의 기후 운동이 아닌 금융과 기술로 환경문제를 극복하자는 것은 이명박 정부부터 보수의 입장이다. 따라서 기후 공시는 여야를 가릴 것 없는 공통의 국정 의제다.

조속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의무화하고, 이행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법적 부담 완충과 이행 지원책도 필요하다.

이는 기업의 보고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후위기를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사업 기회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재정립할 것이다. 한반도는 기후악당(미국과 중국) 자격 미달이고, 빠른 추격자 전략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다. 공시가 있어야 정보가 있고, 정보가 있어야 투자와 성장이 따를 것이다.

[이한상 한국회계기준원장·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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