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7개월 만에 문재인 예방···“검찰 수사 정치탄압” 공감대
이 대표에게 “지지층 기반 넓히는 작업” 주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을 겨냥한 검찰수사에 대해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자 한 줌의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지지층 확대 노력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검찰수사 비판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나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당당하게 강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두 분이 지난 정부까지 진행했던 검찰개혁의 미완에 대해 공감했다”며 “검찰의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되는 이 현실에 대해서 함께 개탄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가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소유한 타이이스타젯 항공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이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입건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재집권을 위해 지지층의 기반을 넓히는 작업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45% 정도의 득표율을 보였는데 당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활동한다면 더 큰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생과 정치뿐만 아니라 안보와 국방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행보를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을 당직자들에게 나눠주며 “외교·안보·국방·보훈은 지금 상황이 너무 좋지 않고 과거 정부보다 많이 퇴행하고 있다”면서 “국가생존전략을 어떻게 다져가야 하는지를 담았으니 많이 읽어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 집권해서 나라를 혼란으로 몰고 가고,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며 “그러므로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감정의 골을 만드는 가짜뉴스로 인해 우리 내부가 흔들리거나 분열되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강하게 공감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최근 일부 강성 지지층이 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당내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회동을 마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사저 밖 지지자들을 향해 맞잡은 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흔들림 없이 함께 힘 모아 단단히 나아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평산마을을 찾았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환담을 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건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초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확정한 직후인 지난달 22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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