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 트램 드넓은 강변 리스본엔 낭만 숨쉬네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4. 9. 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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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Lisbon). 이름만 들어서는 익숙하거나 어색하거나일 테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등 도시 이름을 가져다 제목으로 쓴 영화만 3개이고,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축구를 시작한 고장이 바로 이곳이다.

무엇보다 리스본의 참매력은 '낭만'이란 키워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아센소르 다 글로리아는 1885년부터 저지대와 언덕을 이어온 리스본 고유의 교통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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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아센소르 다 글로리아

리스본(Lisbon). 이름만 들어서는 익숙하거나 어색하거나일 테다. 소싯적 지구본 좀 만져본 사람이거나 해외 축구를 즐기는 이라면 단박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터. 하지만 쉽게 다가올 이름은 아니다. 그 대신 스무고개 하듯 하나씩 풀어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나브로 은근히 친근해진다.

리스본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수도다. 유럽 서쪽의 끝, 좀 더 정확하게는 이베리아반도에 자리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등 도시 이름을 가져다 제목으로 쓴 영화만 3개이고,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축구를 시작한 고장이 바로 이곳이다.

무엇보다 리스본의 참매력은 '낭만'이란 키워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동화 같은 광장, 전망대로 데려다주는 아센소르, 눈부시게 아름다운 전망, 언덕을 오르내리는 빈티지 트램, 대항해 시대의 숨결이 깃든 수도원, 바다처럼 드넓은 테주강 등이 여행자를 달콤하게 한다. 특히 트램이 지나는 언덕마다 스카이블루, 핑크 등 색색의 건물이 꽃처럼 피어난다. 알록달록한 건물 사이로는 마냥 걷고 싶은 길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물결치는 파도 모양의 자갈 바닥인 '칼사다 포르투게사'가 돋보이는 호시우광장이 대표적이다.

광장 옆 골목에서 트램 아센소르 다 글로리아(Ascensor da Gloria)를 타면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촬영지로 유명한 상 페드루 드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ao Pedro de Alcantara)에 오를 수 있다. 아센소르 다 글로리아는 1885년부터 저지대와 언덕을 이어온 리스본 고유의 교통수단이다. 언덕 위까지 거리가 265m인데 경사가 가팔라 걷기보다는 아센소르를 타는 게 편하다.

리스본의 젖줄 테주강을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우주선 같은 유선형 건물이 시선을 끈다. 현대미술관 마트(MAAT)다. 완만한 산책로를 따라 미술관 지붕에 올라 강가를 바라보면 붉은색 '4월 25일의 다리(Ponte 25 de Abril)'가 놓인 테주강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밤이 되면 붉은색 다리에 은은한 조명이 번지며 아름답고 황홀한 야경을 뽐낸다.

4월 25일 다리는 리스본과 알마다를 잇는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본 사람이라면 주인공이 페리를 타고 테주강을 건너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강을 건너간 곳이 바로 알마다다. 영화 주인공이 된 듯 페리를 타고 알마다에서 내리면 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리스본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리스본의 또 다른 매력은 여행자의 주머니 사정을 든든하게 해준다는 것.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세계 생활비 보고서에서는 물가가 가장 저렴한 서유럽 도시로 리스본을 꼽았다.

그야말로 '매력 철철' 리스본이다. 만약 이런 곳에서 4시간의 여유가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어떤 여행을 할 수 있을까. 9월부터 리스본을 찾는 이들에게 '4시간'이란 선물이 주어진다. 다만 대한항공 탑승객에 한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일부터 인천~리스본 직항편을 띄운다. 딱 15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리스본 여행을 위해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나 프랑스 파리 등 중간에 항공편을 갈아타야 해 최소 19시간 이상의 비행 시간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11일 이후 대한항공을 타고 리스본 여행에 나서는 관광객은 최소 4시간 이상의 여유 시간을 선물로 받게 되는 셈이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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