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 '밸류업 펀드' 출격 준비…기대감은 '글쎄'

우연수 기자 2024. 9.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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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개발에 맞춰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준비에 나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운용사들이 '성공한다'는 생각 보단 정부 정책이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는 것 같다"며 "밸류업 지수가 앞으로도 더 나올텐데, 이번 기본 지수 ETF의 성과를 보고 이후 ETF 개발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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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달 말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개발에 맞춰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준비에 나선다. 다만 저조한 밸류업 공시 참여율과 수익률 차별화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운용업계는 이달 말 발표될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추종 ETF 개발을 준비 중이다.

대형사는 주로 패시브 전략으로, 중소형사들은 액티브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ETF 시장 점유율 업계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패시브 상품을 고려하고 있다. 패시브형 ETF는 밸류업 지수를 90% 이상 그대로 추종한다. 액티브 펀드에 특화된 삼성자산운용의 자회사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따로 액티브 ETF를 개발할 예정이다.

키움자산운용은 패시브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액티브 ETF를 준비한다. KB자산운용은 패시브와 액티브형 둘다 준비한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를 70% 이상으로만 추종하면 돼 운용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지수 개발을 통한 ETF 출시는 금융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 추진 과제 중 하나였다. 밸류업 ETF를 통해 투자가 활발해지면 기업들의 밸류업 의지도 높일 수 있어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그림이다.

그간 금융당국은 운용사들이 먼저 '밸류업'이란 이름을 상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었다. 공인되지 않은 포트폴리오에 '밸류업' 이름을 소모하지 못하게 했다. 정부 정책에 따른 밸류업 ETF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밸류업 단어를 투자상품에 활용하려던 여러 운용사들은 계획을 철회하고 밸류업 지수가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다만 업계에서는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분위기다. '밸류업'만 스쳐도 주가가 올랐던 상반기와 달리 최근엔 밸류업이 단기 주가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또 이미 올라버린 주가도 추가 상승이나 높은 배당률을 기대하고 들어가기 쉽지 않게 만들었다.

기업들의 참여도 저조한 상황에서 밸류업 지수와 ETF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신도 있다. 이번에 나올 지수에는 100~150개 상품이 담길 예정인데 아직 밸류업 공시를 올린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

2021년 거래소의 'KRX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지수'와 비교해 보면 운용사들의 반응도 사뭇 다르다. 당시 BBIG 지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 거래소에 지수 개발을 제안했다. 거래소는 지수를 만든 뒤 일정 기간 미래에셋운용만 관련 ETF를 쓸 수 있도록 독점 권한을 줬는데, 당시 너무 높은 BBIG 테마 인기에 다른 운용사들이 반발했을 정도다. 실제로 독점 사용권이 끝나자마자 운용사들은 우후죽순 관련 ETF를 출시했다.

밸류업 지수에 대해 업계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고 장기적으로 수익률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라 본다"면서도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낸다거나 자금이 크게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운용사들이 '성공한다'는 생각 보단 정부 정책이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는 것 같다"며 "밸류업 지수가 앞으로도 더 나올텐데, 이번 기본 지수 ETF의 성과를 보고 이후 ETF 개발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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