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계획 `유턴`… 자동차업계 "규제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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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전기차 전환 계획을 잇따라 미루는 가운데, 그에 따른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를 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계획은 계속 미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기존 완성차 업체의 개발 속도에 발맞추지 못한 규제는 가격 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산 전기차만 배불리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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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개발 속도에 맞춰 규제 완화 요청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전기차 전환 계획을 잇따라 미루는 가운데, 그에 따른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를 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계획은 계속 미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 "전기차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유럽 산업은 150억유로의 벌금을 내거나 250만대 이상의 차량 생산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프랑스 라디오에서 말했다. 이어 "현재 전기차 램프업(생산량 확대) 속도는 벌금을 내지 않을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속도의 절반뿐이다. 기한과 벌금을 융통성 있게 만들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완성차 업체에 대해 신규 승용차 판매 시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6g/㎞로 규제했다. 올해 116g/㎞에서 대폭 강화된 수치다.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탄소 배출 규제는 올해보다 더 강화됐지만,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 계획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대응해 2026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을 기존 150만대에서 100만대로 감축하기로 했다. 볼보자동차도 최근 "시장과 인프라, 고객의 인식이 이를 따르지 못하면 몇 년 더 미룰 수 있다"며, 2030년까지 완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연기했다.
비싼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 등으로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기존 완성차 업체의 개발 속도에 발맞추지 못한 규제는 가격 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산 전기차만 배불리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공급망 주도권 및 수직계열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저가의 전기차를 통한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구조조정, 공장 폐쇄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으나, 노조의 반발로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EU와 미국도 규제 정책 완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2032년까지 신차 판매의 67%가 전기차여야 한다는 초안을 56%로 하향 조정했다. EU도 배출가스 규제 유로7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규제"라는 비판에 기존 유로6 기준을 크게 넘지 않는 수준으로 완화했다.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각국 정부가 환경 정책을 얘기하는 이면에는 자국 산업 강화가 있다. 자국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환경 규제도 완화되거나 유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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