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사우스시티, 타임빌라스…‘백화점’ 세 글자를 지워라”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 백화점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백화점’이라는 이름을 떼고 새로운 간판을 내거는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차별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통상 백화점(百貨店) 하면 없는 게 없는, 100가지 이상 상품을 모아 파는 대규모 소매점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마다 팝업 행사와 세계적인 맛집 등을 적극 유치하면서 쇼핑을 넘어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한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이라는 이름을 지우는 대신 독특하고 색다른 간판으로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부산점을 재단장하며 ‘커넥트현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95년 개장한 이후 29년 만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커넥트현대는 2000년대 초반까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범일동 상권이 침체되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잇따라 부산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복합쇼핑몰로 재단장했다.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웃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을 결합한 점포로 변화를 꾀했다. 커넥트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뜻의 새로운 브랜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커넥트현대는 부산에는 없는 신개념의 유통 모델”이라며 “침체된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등 부산의 ‘핫’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경기점 이름을 지역명을 담은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있는 사우스시티는 2007년 3월 개점 당시에는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이었다. 2009년 10월 경기점으로 변경했다가 최근 재단장을 마치면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새 이름 사우스시티는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사우스시티는 죽전점으로 개장할 당시만 해도 인근에 백화점이 없었지만 이후 차로 30분 안팎 거리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차례로 들어서자 위기감을 느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4년에 걸쳐 백화점을 재단장하고 백화점 옆 이마트도 스타필드 마켓으로 점포명을 바꿨다”면서 “사우스시티는 지역 상권 개념을 확장한 이름으로 경기 남부권 1등 백화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수원점 이름을 개장 10년 만에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변경하며 인근의 스타필드 수원과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타임빌라스는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새 브랜드로, 백화점이 가진 프리미엄 요소와 쇼핑몰이 가진 다양성을 한데 모은 융합형 쇼핑몰을 뜻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기존 백화점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든 지역 중소형 점포들이 새 브랜드로 고객맞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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