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슈퍼컴퓨터가 쏘아 올린 '농업 혁신', 내년엔 농림위성으로 '대변혁'

임은수 기자 2024. 9. 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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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로 양파 수확하는 시대에서 슈퍼컴 2호기로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시간 크게 단축
내년 '농림위성'도 쏘아 올린다…벼·콩·양파·마늘 등 작물 면적·생육 추정 기술 및 관측
슈퍼컴 초고속 시스템서 설명하는 이태호 연구관. 임은수 기자

기계로 감자와 양파를 수확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농업 관측때 농림위성도 쏘아 올릴 예정이다.

농촌도 이젠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로봇 없이는 농사가 안되는 최첨단 시대가 됐다.

지난 5일 방문한 전주 농촌진흥청 내부 모습이다. 이곳에선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농업과 농촌 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농업 행정'의 모습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슈퍼컴 도입, 농생명 분야 빅데이터 연구 활발

농업의 최첨단 시대를 이끄는 대표적인 시설이 슈퍼컴퓨터였다. 지난해 9월 총 148억원의 국비를 들여 총면적 2057㎡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준공된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에는 일반 컴퓨터 3600대 성능의 수퍼컴퓨터 2호기를 도입해 공동활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슈퍼컴퓨터 2호기는 기상청 슈퍼컴퓨터 4호기를 관리 전환받아 도입했다. 1호기보다 29배 개선된 2.9페타플롭스로 간단하게 1초에 병 단위 계산을 2900조번 할 수있다고 한다.

이태호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은 "전북지역 250만명의 초등학생이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1초에 한 번씩 경 단위로 한 37년 정도 계산을 하면 2900조건이 나온다"며 "그런 계산을 매 초마다 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컴퓨터"라고 소개했다.

슈퍼컴퓨터 2호기를 통해 현재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시간을 크게 단축해 제공해 종자 기업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태호 연구관은 "일반컴퓨터에서 27개월 이상 걸리던 고추 849자원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2주만에 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며 "디지털육종 연구시설 중 슈퍼컴퓨터 도입이 농생명 분야 빅데이터 연구가 빨라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관은 "거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육종, 스마트팜, 기후변화 예측, 병해충 조기 진단,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질병 진단모델 개발 등 농업과 생명·보건 분야의 연구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밭농업기계전시관 설명하는 최덕규 연구관. 임은수 기자

◇마늘·양파 밭농업 수확은 기계로

마늘, 양파 등 밭농사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한다.

특히 수확은 기계 보급이 저조한 탓에 대부분 사람 손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농촌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력이 절대 부족하고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2022년 기준 216만명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또한 52.6%에 달한다.

그나마 논 농사는 기계화율이 99.3%에 달하지만 밭농사 기계화율은 63.3%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물별 인력 의존도가 높은 파종 정식, 수확 작업 기계화율은 각 12.6%, 32.4%로 평균치 이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진청은 지난 10년간 마늘, 양파 등 주요 10대 작물을 대상으로 밭작물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과정 기계화 기술을 개발해 왔다.

밭농업 기계화 전시관에는 마늘 파종기, 드론방제기 등 고가의 농기계가 전시돼 있었다. 비싼 농기계는 임대를 하는 상황이었고 주로 지자체에서 구입해 농가에 임대를 한다.

최덕규 연구관은 "너무 비싼 농기계로 인해 기계화가 많이 미흡하고 기계 개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진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기업이나 생산전문업체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보급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농진청은 마늘·양파 스마트 기계화 재배 모델을 보급하고, 오는 2025년 배추·감자 등 주요 작목에 대한 스마트 기계화 재배 모델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또 농작업의 자동화를 위해 사과·배 과수원을 대상으로 제초, 운반, 방제와 같은 농작업을 하는 로봇을 개발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도 했다.

농업위성센터. 농진청 제공

◇2025년 농림위성 쏘아 올린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농업위성센터는 올해 5월 문 열고 우주에서 농업관측을 전담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농림위성도 발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농업관측 정보 생산을 위해 현장을 방문해 설문·청취하거나 현장조사를 벌여 왔는데, 이젠 위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진청은 우주항공청, 산림청과 함께 광역 농림관측을 위한 차세대 중형위성 4호기인 농림위성을 개발중이다.

그간 원격탐사 연구를 통해 태양에너지에 대한 작물, 토양, 물 등 지표면 물체 반사 특성을 밝히고 위성영상을 이용해 농작물의 생육 상태, 농경지 이용 현황과 변화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표적으로 위성영상을 활용한 벼 재배면적 추정, 항공 드론 영상 기반의 고랭지 배추의 면적과 생육 이상을 추정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농진청은 내년 하반기에 발사 예정인 농림위성을 이용해 벼, 콩, 양파·마늘 등 주요 작물의 면적 및 생육을 추정하는 기술과 관측을 마련해 농산물 수급 정책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진청은 "위성 발사 후에 바로 활용하기 위해 주요 작물의 작황 예측, 관측 제계를 준비하고 향후 관측 대상 작물을 확대하고 다중 영상 융합활용을 통해 정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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