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난 내 이상형 아냐, 사귈 일 없어”...직장인 23%가 성희롱 경험, “죽고 싶었다” 15%

최종일 매경닷컴 기자(choi.jongil@mkinternet.com) 2024. 9. 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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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지난해 한 회식 자리에서 동료 남성 직원에게 "나는 가슴과 엉덩이가 큰 여자가 이상형인데, 누나는 내 이상형이 아니라 나랑 사귈 일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은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경험' 관련 설문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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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범죄 피해 경험’ 질문에 직장인 100명 중 23명꼴로 성희롱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직장인 A씨는 지난해 한 회식 자리에서 동료 남성 직원에게 “나는 가슴과 엉덩이가 큰 여자가 이상형인데, 누나는 내 이상형이 아니라 나랑 사귈 일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A씨가 다음날 해당 직원에게 이에 대해 항의하자, 해당 직원은 회사에서 A씨에 관해 험담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A씨는 1년 넘게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성희롱 피해 경험을 묻는 설문에서 직장인 100명 중 23명꼴로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적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휘롱·스토킹 행위자 질문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가장 많다고 응답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은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경험’ 관련 설문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2.6%는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26.1%로 남성의 19.1%보다 7%포인트 높았다.

조사 결과 성희롱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40.7%, ‘사용자’ 23.5%, ‘비슷한 직급 동료’ 17.7% 순이었다. ‘피해 이후 자해·죽음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5%였다.

또 직장 내 스토킹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10.6%의 응답자가 ‘있다’고 답했다. 스토킹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34.9%)가 가장 많았으며 ‘비슷한 직급 동료’(20.2%)가 뒤이었다.

성희롱을 경험한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1~3년 이내’가 25.2%로 가장 많았다. ‘1년 이내’가 20.8%, ‘3~5년 이내’가 16.4%로 집계됐다.

직장 내 성추행·성폭행 피해경험 여부도 ‘있다’는 응답이 15.1%로 나타났다. 여성이 19.7%, 비정규직 20.8%가 있다고 응답, 남성 10.6%, 정규직 11.3%보다 높았다.

이와 함께 성추행·성폭행 수준이 ‘심각했다’는 응답이 54.3%로 집계됐다. 여성은 58.2%, 비정규직 61.4%가 응답해 남성 41.8%, 정규직 45.6%보다 높았다.

김세정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1년 사이 젠더폭력 방지를 위한 법 제도가 마련되거나 개선됐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다”며 “법 제도 개선만으로는 현실을 바꾸기 어렵고,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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