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명품백 수심위에 “이런 식이면 폐지해야”

수심위 도입 때 참여…불투명·불공정 지적

박준영 변호사가 지난 6월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에서 자신이 맡은 재심 사건인 ‘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에 불기소를 권고한 가운데, 박준영 변호사가 수심위 논의 과정의 불투명성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나라슈퍼 살인사건’ 등 억울하게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의 재심에서 여러차례 무죄를 이끌어낸 박 변호사는 2018년 검찰개혁위원회 활동을 하며 수심위 설치를 권고하는 의결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박 변호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심의위원으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고, 회의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에 대한 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았으며, 의결 결과 찬반이 몇 명이었는지도 공개하지 않”는 수심위 결과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김 여사 불기소 입장인) 한쪽 정보가 우위인 상황”이었다며 “기록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검토 없이 (수심위원들의) ‘종합적 고려’가 가능한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열린 수심위에는 이 사건의 불기소 입장을 가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 쪽 변호인만 참석을 했다.

그는 “검찰개혁위원회에서 수심위 도입을 논의할 때,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것을 예정하지 않았”다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도입한 제도의 운영을 이런 식으로 하면서 제도의 취지와 논의 결과의 권위를 말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계속 이렇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이상 세금 쓰지 말고 폐지하는 게 나아 보인다”라고도 밝혔다.

아울러 박 변호사는 “절차와 과정이 치밀하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다며 수심위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남겼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