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채석장[조용식의 현장③]
강석봉 기자 2024. 9. 8. 15:01
프랑스 아비뇽의 빛의 채석장, 오스트리아 에르츠베르크 광산, 중국 상하이의 인터콘티넨털 상하이 원더랜드. 세 곳의 공통점은 버려진 폐석산이 문화예술공연장과 호텔로 변하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는 점이다. 폐석산을 문화예술공연장으로 바꾸기 위해서 이들은 어떤 과정을 겪었으며, 어떻게 발전 시켜 왔을까? 세 곳의 문화예술공간을 연재하며, 5119개의 폐석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참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자. [편집자 주]
① 중국 인터콘티넨털 상하이 원더랜드
② 프랑스 아비뇽 빛의 채석장
③ 오스트리아 에르츠베르크 광산
④ 한국 폐석산의 현황과 문제점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인 투탕카멘의 무덤과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야외무대가 보인다. 그 무대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채석장의 단면들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마치 거대한 원형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5000여 좌석으로 관객들이 빼곡히 들어서고,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아이다(AIDA)’ 공연이 시작된다. 이곳은 오스트리아 장크트 마가레텐에 위치한 ‘채석장의 오페라(OPER IM STEINBRUCH)’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채석장이기도 하다.
“이번 ‘아이다’ 공연에서는 물 춤과 불 쇼, 화려한 전투 장면, 그리고 공중 곡예 등을 활용해 다양한 쇼를 선보였다. 이러한 공연은 일반 실내 공연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채석장의 오페라’에서의 공연에서는 한계가 없다.”
‘매년 이곳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다’는 다니엘 세라핀 채석장의 오페라 총감독.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팀들이 이 공연을 위해 몇 달 동안 채석장을 오가며 무대를 만들고, 연습했다”며 “그들은 뉴욕과 시드니, 샌프란시스코의 대형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성악가들과 미국과 이탈리아, 멕시코의 지휘자, 헝가리의 오케스트라, 오스트리아의 합창단, 5개국이 스턴트맨, 크리스탈의 특수 효과 전문가들”이라고 말한다.
저녁 8시 20분, 오페라 ‘아이다’의 주인공들인 라마데스(호위병 장군), 람피스(제사장), 암네리스(이집트 왕의 딸), 아이다(에티오피아의 공주) 등이 화려한 공연이 시작됐다. 다이나믹한 스크린, 화려한 조명과 무대 의상, 그리고 400여 명의 출연진이 등장한 ‘아이다’ 공연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주인공들의 목소리였다. 스피커와는 별도로 병풍처럼 둘러싼 채석장의 벽면을 통해 소리의 울림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2막으로 진행된 3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모든 관객이 일어나서 환호와 함께 힘찬 박수로 무대 위의 공연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렇게 ‘아이다’의 첫 공연은 막을 내렸고, 지난 8월 24일까지 45일간의 공연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채석장의 오페라 측은 “열광적인 관객들 덕분에 공연 취소도 없었고, 전년도의 관람 기록을 손쉽게 넘어섰다”고 밝혔다. 공연이 끝난 24일, 오페라 ‘아이다’에서 람피스(제사장) 역을 심인성 성악가는 “덕분에 즐거운 아이다였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말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배우 이영애도 지난 8월 11일 이곳을 방문해 ‘아이다’ 공연을 관람하고, 람피스 역을 맡은 심인성 성악가, 다니엘 세라핀 총감독과의 기념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도 했다.
‘채석장의 오페라’에는 관람객들이 식사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오페라 라운지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VIP 행사도 가능하며, 비즈니스 파트너는 물론 개별 브랜딩과 로고가 있는 간판 등도 내걸 수 있다.
황등아트앤컬쳐의 김대동 총감독은 “채석장의 오페라는 자연과 문화를 결합시킨 문화예술공연장으로 매우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채석장이 훌륭한 사운드 역할을 하고 있어 공연장 설계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감독은 또 “채석장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무대를 만들고, 객석을 설치했다는 점, 여름 밤하늘 아래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주차장 시설을 멀리 떨어트려 사소한 소음도 제거했다는 점도 배울 대목”이라고 말했다.
2000년 전, 로마 시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석회암 채굴이 시작되었던 채석장의 오페라. 이곳에서 채석된 석재는 오스트리아의 역사와도 같다. 성 슈테판 성당, 에스테르 하지 궁전, 아이젠슈타트, 빈의 링 슈트라세 등을 짓는데 여기서 채석된 석재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채석장의 오페라’ 바로 옆으로 여전히 같은 재질의 석재가 채굴되고 있다. 그 덕분에 성당과 궁전을 보수할 때면 이곳의 석재를 이용한다고 한다. 예전보다 석재를 원하는 곳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채석장은 석재를 재단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400만 년 전, 채석장이 있는 언덕길이 비엔나 분지에 이르는 바다 밑바닥에 자리했기 때문에 조개, 산호와 같은 퇴적물이 석재에 함께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석재들은 인테리어 용도로 인기가 있어 틀별 주문을 받아 납품한다고. 또한, 세계 석재 박람회 참가를 통해 석재의 재질을 알려주는 샘플(약 10㎝ 크기의 정사각형 샘플)과 다양한 장식물 등을 만들어 홍보하기도 한다.
슈타트 슈티처 석산 안전관리 책임자는 “유럽의 경우, 채석이 끝난 폐석산은 ‘채석장의 오페라’처럼 문화예술공연장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연 스스로 치유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처럼 채굴해 버린 석산을 일부러 채운다는 것은 또 다른 자연을 파괴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용식 여행작가
① 중국 인터콘티넨털 상하이 원더랜드
② 프랑스 아비뇽 빛의 채석장
③ 오스트리아 에르츠베르크 광산
④ 한국 폐석산의 현황과 문제점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인 투탕카멘의 무덤과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야외무대가 보인다. 그 무대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채석장의 단면들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마치 거대한 원형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5000여 좌석으로 관객들이 빼곡히 들어서고,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아이다(AIDA)’ 공연이 시작된다. 이곳은 오스트리아 장크트 마가레텐에 위치한 ‘채석장의 오페라(OPER IM STEINBRUCH)’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채석장이기도 하다.
물, 불, 공중 곡예 등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무대
“이번 ‘아이다’ 공연에서는 물 춤과 불 쇼, 화려한 전투 장면, 그리고 공중 곡예 등을 활용해 다양한 쇼를 선보였다. 이러한 공연은 일반 실내 공연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채석장의 오페라’에서의 공연에서는 한계가 없다.”
‘매년 이곳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다’는 다니엘 세라핀 채석장의 오페라 총감독.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팀들이 이 공연을 위해 몇 달 동안 채석장을 오가며 무대를 만들고, 연습했다”며 “그들은 뉴욕과 시드니, 샌프란시스코의 대형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성악가들과 미국과 이탈리아, 멕시코의 지휘자, 헝가리의 오케스트라, 오스트리아의 합창단, 5개국이 스턴트맨, 크리스탈의 특수 효과 전문가들”이라고 말한다.
저녁 8시 20분, 오페라 ‘아이다’의 주인공들인 라마데스(호위병 장군), 람피스(제사장), 암네리스(이집트 왕의 딸), 아이다(에티오피아의 공주) 등이 화려한 공연이 시작됐다. 다이나믹한 스크린, 화려한 조명과 무대 의상, 그리고 400여 명의 출연진이 등장한 ‘아이다’ 공연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주인공들의 목소리였다. 스피커와는 별도로 병풍처럼 둘러싼 채석장의 벽면을 통해 소리의 울림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2막으로 진행된 3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모든 관객이 일어나서 환호와 함께 힘찬 박수로 무대 위의 공연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렇게 ‘아이다’의 첫 공연은 막을 내렸고, 지난 8월 24일까지 45일간의 공연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매년 여름밤 열리는 오페라 축제, 배우 이영애도 다녀가
채석장의 오페라 측은 “열광적인 관객들 덕분에 공연 취소도 없었고, 전년도의 관람 기록을 손쉽게 넘어섰다”고 밝혔다. 공연이 끝난 24일, 오페라 ‘아이다’에서 람피스(제사장) 역을 심인성 성악가는 “덕분에 즐거운 아이다였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말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배우 이영애도 지난 8월 11일 이곳을 방문해 ‘아이다’ 공연을 관람하고, 람피스 역을 맡은 심인성 성악가, 다니엘 세라핀 총감독과의 기념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도 했다.
‘채석장의 오페라’에는 관람객들이 식사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오페라 라운지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VIP 행사도 가능하며, 비즈니스 파트너는 물론 개별 브랜딩과 로고가 있는 간판 등도 내걸 수 있다.
황등아트앤컬쳐의 김대동 총감독은 “채석장의 오페라는 자연과 문화를 결합시킨 문화예술공연장으로 매우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채석장이 훌륭한 사운드 역할을 하고 있어 공연장 설계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감독은 또 “채석장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무대를 만들고, 객석을 설치했다는 점, 여름 밤하늘 아래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주차장 시설을 멀리 떨어트려 사소한 소음도 제거했다는 점도 배울 대목”이라고 말했다.
로마 시대 도시 건설의 주역이 된, 채석장
2000년 전, 로마 시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석회암 채굴이 시작되었던 채석장의 오페라. 이곳에서 채석된 석재는 오스트리아의 역사와도 같다. 성 슈테판 성당, 에스테르 하지 궁전, 아이젠슈타트, 빈의 링 슈트라세 등을 짓는데 여기서 채석된 석재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채석장의 오페라’ 바로 옆으로 여전히 같은 재질의 석재가 채굴되고 있다. 그 덕분에 성당과 궁전을 보수할 때면 이곳의 석재를 이용한다고 한다. 예전보다 석재를 원하는 곳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채석장은 석재를 재단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400만 년 전, 채석장이 있는 언덕길이 비엔나 분지에 이르는 바다 밑바닥에 자리했기 때문에 조개, 산호와 같은 퇴적물이 석재에 함께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석재들은 인테리어 용도로 인기가 있어 틀별 주문을 받아 납품한다고. 또한, 세계 석재 박람회 참가를 통해 석재의 재질을 알려주는 샘플(약 10㎝ 크기의 정사각형 샘플)과 다양한 장식물 등을 만들어 홍보하기도 한다.
슈타트 슈티처 석산 안전관리 책임자는 “유럽의 경우, 채석이 끝난 폐석산은 ‘채석장의 오페라’처럼 문화예술공연장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연 스스로 치유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처럼 채굴해 버린 석산을 일부러 채운다는 것은 또 다른 자연을 파괴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용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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