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금`사과 겨우 잡았더니… 숨어버린 `빨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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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사과는 물량, 당도 다 좋은데, 열대야 때문에 빨갛게 색 오르기가 쉽지 않아요." 추석연휴를 열흘 앞둔 지난 5일, 소백산 자락의 고지대에 자리잡은 경북 영주의 한 사과농가를 찾았다.
해발 480m에 펼쳐진 이 사과나무 밭에서 올 추석을 맞춰 수확한 홍로는 700컨테이너(컨테이너당 17~18㎏)에 달했다.
안돈규씨는 "올해는 사과 수확량 자체는 많은데, 여름에 계속 고온이 이어지다보니 상품으로 분류될만한 사과는 적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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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일교차 작아 색택 ↓
수확 많지만 상품 선별은 적어
경북 영주의 사과농가를 가다
"올 추석 사과는 물량, 당도 다 좋은데, 열대야 때문에 빨갛게 색 오르기가 쉽지 않아요." 추석연휴를 열흘 앞둔 지난 5일, 소백산 자락의 고지대에 자리잡은 경북 영주의 한 사과농가를 찾았다.
영주시 순흥면 덕현리의 이 사과농가엔 폭염을 이겨낸 사과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부부가 운영하지만, 이날은 열두명의 일손들이 투입돼 사과를 따고 있었다. 냉해도 태풍피해도 없는 '사과 풍년'에 수확기 일손이 많이 필요해진 것이다.
해발 480m에 펼쳐진 이 사과나무 밭에서 올 추석을 맞춰 수확한 홍로는 700컨테이너(컨테이너당 17~18㎏)에 달했다. 작년의 두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이곳 산지에선 작년처럼 냉해, 태풍, 탄저병 확산 등 연이은 재해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사과 값이 오른 이른 바 '금사과 파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장주 안돈규(70세)씨는 "올해는 수확량 자체가 많다. 추가 일손을 구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 여름엔 사과를 상품·하품으로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인 '색택'(과실의 색깔·광택)을 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열대야 때문이다.
일교차가 10℃ 이상 돼야 사과가 색택이 좋아지는데, 올해는 열대야가 최장 기간 이어지면서 고운 빨간 색의 사과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20.2일로, 평년(6.5일)의 3배였다. 빨라진 추석으로 수확시기도 10여일 빨라졌는데, 밤기온은 이제야 조금 선선해지고 있다.
일교차가 큰 고지대에 있는 이 농가도 색택을 좋게 하기 위해 은색 반사필름을 밭에 깔아놓았다. 안돈규씨는 "올해는 사과 수확량 자체는 많은데, 여름에 계속 고온이 이어지다보니 상품으로 분류될만한 사과는 적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온난화 대응이 필요한데, 사과재배지의 경우 일반 밭작물 재배지와 달리 차광막 치는 데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 개별 농가 차원의 대응은 한계가 있다"면서 "기후변화에 맞는 품종 개발 등 온난화에 대한 대책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농가에서 수확된 사과들은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농산물유통센터로 입고되고 있다. 센터에선 당도선별·일반 사과 대비 50%이상 큰 대과 선별 등 품질 검증을 거쳐 과일세트를 포장, 대형마트 등에 납품한다. 이날 센터에선 이마트 경상도 산지 바이어가 출하를 앞둔 선물세트의 샘플을 들고 직접 당도를 측정하는 등 품질을 점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이어의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면 대형마트 선물세트 매대에 오른다.
올 추석 사과 작황이 좋아 산지 시세는 전년보다 저렴해졌다. 윤성준(46)영주농산물유통센터장은 "올 추석엔 작황이 풍부해서 '금사과 파동'이 있던 작년과 다르다. 산지에서 책정하는 선물세트 시세가 작년보다 15~25% 저렴해진 상태"라며 "작년에 워낙 비쌌고 지금은 평년수준이다. 작년엔 대과(300g 이상) 기준 1㎏당 9000원~1만원이었는데 올해 추석엔 7000~8000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에 진열된 주력 세트 가격도 작년 추석 대비 내려갔다. 작황 개선을 예측해 산지와의 사전계약과 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통합 매입 등을 통해 가격을 인하한 것이다. '유명산지 사과'가 작년 추석 때보다 14.3% 저렴한 5만9500원(카드 할인가 기준)이다.
주력 세트가격이 인하된데 힘입어 사전예약이 시작된 8월 2일부터 9월 3일까지 사과 세트 전체 매출은 32.4% 신장했고, 특히 유명산지 사과 매출이 전년보다 108% 뛰었다.
글·사진=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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