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협의체 운 뗐지만..의료계 참여 여부는 미지수

이지현 2024. 9. 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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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과 야권이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의정갈등 해법 모색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지만 의료계 참여 여부가 미지수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올해 수시가 시작돼도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도 같은 기조인 만큼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정협의체 참여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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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최영지 신하영 기자] 정부 여당과 야권이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의정갈등 해법 모색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지만 의료계 참여 여부가 미지수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응급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자 정부와 정치권 모두 의료 정상화를 위한 변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증원 완전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증원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의정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로비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긴급 현안브리핑을 열고 “의료 공백 상황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 필수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밝혔다. 이어 “의료개혁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협의하고 의대 증원도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통령실도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협의체를 가동하자”며 수용의사를 밝혔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의료 붕괴를 막고 국민 불안을 해소할 대책에만 집중하자”고 했다. 여야는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여야정 협의체를 우선 구성하는 방안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 현장 혼란을 막아 국민적 우려를 덜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권의 이같은 러브콜에도 의료계의 실제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의료계는 2025년 정원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특히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올해 3058명 수준 그대로 유지해야 2027년 의대 증원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고 2026학년도 증원은 유예하자는 것으로, 증원 시기를 2027년 이후로 미루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교수들도 협의체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날 서울시의사회도 성명서를 통해 “무엇보다 여러 문제 중에서 2025년 입학정원 재검토가 없는 협의체는 무의미하다”며 “지난 2020년 체결했던 ‘9.4 의정합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사과와 2025년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 등 정부가 의료계의 신뢰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먼저 이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제는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당장 9일부터 전국 의대 39곳을 포함한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9일부터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올해(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2025년 대입 변경 마지노선은 ‘1509명 모집인원 증원’을 결정한 지난 5월30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이 시작돼 소송 우려도 나온다. 의료계 주장대로 총정원을 유예하려면 보건복지부가 우선 나서 교육부와 협의해 의대 입학정원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이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에 대입시행계획을 다시 제출받아 대입전형 기본사항도 변경해야 한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올해 수시가 시작돼도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도 같은 기조인 만큼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정협의체 참여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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