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두로프 “범죄 악용된 일부 기능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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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 등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공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논란이 되어온 텔레그램의 일부 기능을 삭제하는 개선 방안을 밝혔다.
두로프는 지난 6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텔레그램에서)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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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 등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공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논란이 되어온 텔레그램의 일부 기능을 삭제하는 개선 방안을 밝혔다.
두로프는 지난 6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텔레그램에서)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텔레그램 이용자의 0.1% 미만이 사용했던 이 기능은 봇(bot)과 사기 문제를 갖고 있었다”며 “이 기능 대신 합법적이고 검증받은 업체만 보여주는 ‘근처 사업체’(Businesses Nearby)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변에 다른 텔레그램 이용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이 기능은 스토킹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텔레그래프’의 사진·영상 업로드 기능도 쓸 수 없게 된다. 두로프는 “이 기능이 익명의 행위자들에 의해 오용돼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2016년 출시된 텔레그래프 기능을 이용하면 누구나 익명으로 게시물을 작성하고 사진·영상 등을 업로드해 텔레그램 등에서 누리집 링크를 공유할 수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보안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부 악의적인 행위자가 이 기능을 이용해 가짜 누리집 접속을 유도하거나 이용자를 속여 개인정보를 빼내는 피싱 사기를 저질러 왔다”고 전했다.
두로프는 개선 조처를 내놓으면서도 “텔레그램 이용자의 99.999%는 범죄와 전혀 무관하지만, 불법적인 행위에 연루된 0.001%가 플랫폼 전체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10억명에 가까운 이용자들의 이익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더버지’는 이날 텔레그램이 지난 5일까지만 해도 ‘자주 묻는 질문’(FAQ) 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비공개 채팅 내용은 보호되며, 우리는 이와 관련된 조정 요청을 처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조용히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구는 현재 “앱 내 ‘신고’ 버튼을 몇 번만 누르면 관리자에게 불법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다”는 문구로 바뀌었다. 텔레그램 쪽은 문구 교체 이유를 묻는 ‘더버지’의 서면질의에 “콘텐츠 신고 방법을 더 명확하게 만들었을 뿐, 앱의 소스코드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프랑스 시민권자인 두로프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배포, 마약 밀매, 조직범죄 공모 등 12가지 혐의로 예비 기소된 상태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500만유로(약 74억원)의 보석금을 받는 조건으로 그를 석방했지만 출국금지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두로프는 지난 5일 밤 석방 뒤 처음으로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텔레그램이 ‘무정부 상태의 낙원’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프랑스 당국이 자신을 구금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회사에 법적 행동을 취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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