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첫 토론 열공…대역연습에 공격 포인트도 점검

김유진 기자 2024. 9. 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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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참모들과 정책 주제로 논의 중
두 후보의 토론 준비 스타일은 ‘극과 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가게에서 지지자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는 10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머무는 해리스 부통령은 소규모 유권자 만남을 제외하고는 내내 모의 토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겉으로는 토론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실제로는 참모들과 함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 논리를 가다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피츠버그의 한 호텔에 실제 토론 세트장을 유사하게 구현한 공간을 마련하고, ‘트럼프 대역’을 상대로 토론 규칙을 적용해 연습하고 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참모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토론 전문가인 캐런 던 변호사가 준비를 주도하고,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역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도 다시 합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목소리까지 빼닮은 라이너스는 실전 훈련을 책임지고 있다.

토론 전까지 유세 일정이 빼곡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대역’을 활용한 연습은 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수시로 참모들과 정책을 주제로 논의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공세를 펼칠 준비 중이다. ‘친트럼프’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등과 관련된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후보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맞붙었던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도 토론 준비를 돕고 있다.

두 후보의 토론 준비 스타일은 상반되지만, 양측 모두 이번 토론이 대선 판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토론 경험이 많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공세를 방어하는 동시에 ‘부자인 트럼프는 다른 부자들을 돕는 데만 관심이 있다’는 논리로 역공하는 전략을 세웠다. 클린턴 전 장관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러시아 꼭두각시’라고 불러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면서 “해리스가 미끼를 물 게 아니라 트럼프에게 미끼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는 대통령 재임기의 국정운영 경험을 부각하고, 특히 경제·이민 문제를 중심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맹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을 제어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에 이어 딕 체니 전 부통령까지 ‘반트럼프’ 공화당 유력 인사들의 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정당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전까지 사법리스크를 사실상 완전히 해소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을 담당한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후안 머천 판사는 형량 선고 공판을 애초 18일에서 11월26일까지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선 전 선고로 구금 또는 가택연금에 처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이날 위스콘신주 유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달러 패권’에 도전하려는 나라들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많은 나라가 (무역에서) 달러를 떠나고 있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달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당신이 달러를 버리면 당신들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당신들은 미국과 거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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