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명품백 국가 귀속해야’ 의견서 제출…소유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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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검찰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내린 가운데, 김 여사가 검찰에 디올 가방은 국가에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쪽은 의견서에 "소유권을 포기한다" 등 명시적인 내용을 담진 않았지만, 불기소 처분이 예정돼 환부를 앞둔 상황에서 굳이 검찰에 의견을 밝힌 것은 논란이 되는 가방을 돌려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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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검찰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내린 가운데, 김 여사가 검찰에 디올 가방은 국가에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소유권을 포기하고 명품가방을 환부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8일 한겨레가 검찰 등을 취재한 결과, 김 여사 쪽은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에 “디올 가방은 국가 소유로 귀속되는 게 맞다”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에 임의제출한 가방을 돌려받는 ‘환부 절차’를 밟는 대신 국고 귀속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김 여사 쪽은 의견서에 “소유권을 포기한다” 등 명시적인 내용을 담진 않았지만, 불기소 처분이 예정돼 환부를 앞둔 상황에서 굳이 검찰에 의견을 밝힌 것은 논란이 되는 가방을 돌려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쪽이 이런 입장을 밝힌 만큼 대통령실의 ‘명품가방은 대통령기록물’이라는 주장은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월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관리, 보관된다”며 디올 가방을 대통령기록물로 취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김 여사를 보좌해온 대통령실 행정관이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며 ‘김 여사가 당일 가방을 돌려주라고 지시했지만 자신 깜빡 잊고 돌려주지 못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김 여사 쪽은 가방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다고 사실상 자인했다.
검찰 역시 명품가방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기록물법에는 직무와 관련하여 외국인에게 받은 선물을 대통령선물로 규정하고 대통령기록물로 간주한다. 하지만 검찰은 최재영 목사의 명품가방 선물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는 무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가방의 환부나 국가 귀속 여부 등의 결정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7월 국회에서 “대통령기록물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직 그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 보통 올해 말까지 판단한다”며 가방의 대통령기록물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정 실장의 말대로 올해 말 명품가방에 대해 형식적으로라도 대통령기록물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 역시 가방 처분을 최종 결정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있다. 압수물사무규칙에는 불기소 처분된 사건의 압수물도 중요한 증거가치가 있는 경우에는 검찰 항고, 또는 재정신청 절차가 종료된 후에 환부 절차를 취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명품가방을 전달한 최 목사 쪽은 검찰이 최종적으로 이번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 서울고검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 등 불복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검찰이 실제 김 여사 쪽의 뜻대로 가방을 공매 절차를 거쳐 국고에 귀속시키는 결정을 내릴지도 미지수다. 검찰 압수물사무규칙 47·48조는 ‘환부의 실익이 없는 압수물 등은 소유권자에게 소유권 포기 의사의 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소유권 포기 의사가 있는 압수물은 국고에 귀속한다’고 규정하지만, 불기소한 사건의 압수물이나 임의제출물을 검찰이 국고에 귀속한 사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가방을 대통령실 쪽으로 환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아직 사건 처분 전이므로 압수물 처분 관련 확인은 어렵다. 수사팀에서 사건을 처리하면서 압수물 관련 절차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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