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가의 전시명이 한국바다 ‘황해’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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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작가 카일리 매닝(41)의 전시 제목은 '황해(Yellow Sea)'다.
매닝은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 대해 다양한 조사를 하다가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 9m에 이르는 황해(서해)의 풍경이 자신의 작업 과정과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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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작가 카일리 매닝(41)의 전시 제목은 ‘황해(Yellow Sea)’다. 매닝은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 대해 다양한 조사를 하다가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 9m에 이르는 황해(서해)의 풍경이 자신의 작업 과정과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것은 파도가 휘몰아 치는 망망대해이면서, 동시에 썰물의 때엔 무언가(바닷물)가 걸러지는 정화의 공간이다. 어린 시절 알래스카와 멕시코 해안을 오가며 자랐고, 학비를 벌기 위해 선원으로 일하기도 했던 작가는 그렇게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제목을 완성했다.
전시 개막과 함께 최근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작가는 "색의 경계가 뚜렷한 황해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이 경계가 앞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인다"면서 "화면 안에서 구상과 추상의 밀고 당김, 작품에서 무엇을 더하고 덜어내야 할지를 결정하는 과정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매닝은 거침없는 붓놀림으로 구상과 추상 사이를 오가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 총 20여 점을 선보이는 그는 화폭 속 인물을 뚜렷하게 강조하기도 하고 ,때로 축소하기도 한다. 또, 네덜란드 바로크 회화 기법을 차용한 듯한 그림은 엷게 채색한 층을 여러 겹 쌓고 유분을 활용해 빛을 굴절시켜 스스로 발광하기도 한다. 따라서 화면은 윤택한 질감과 섬세한 색채의 균형 그 자체. 세상에 단 하나의 절대적 기준도, 유일한 미(美)도 없으며, 예술은 ‘경계’를 끊임없이 지우기 위해 존재한다고 설파하는 듯 하다. 작가 역시 "항상 미술관에서 여성의 몸이 지루한 방식으로 대상화되는 것을 봐왔다. 한 가지 관점에서만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각과 회화, 설치 작품의 경계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작품과 관객 사이 경계도 완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전시장 한 가운데 매달린 대형 설치 작업도 눈길을 끈다. 전시된 회화 중 일부를 얇은 실크에 그린 세로 7m 길이의 작품 3점이 마치 무대의 막처럼 존재한다. 바람이 불면 실크 속 이미지들이 파도가 치듯 움직이고 관객들은 커튼을 들추듯이 그 사이로 걸어 다닐 수 있다. 작가는 "단순히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손을 펼쳐 실크의 속삭임을 느끼며 내가 자연에서 느꼈던 경험을 관객들도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10일까지(월요일 휴관), 관람료는 8000원(성인기준)이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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